글로벌 ETF, 브라질엔 '물타기' 터키는 '손절'
최근 주식·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브라질과 터키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브라질 증시에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면 터키에선 빠져나갔다. 두 나라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블룸버그와 SK증권에 따르면 최근 2주(3월 20일~4월 2일) 동안 브라질 증시를 추종하는 글로벌 ETF에는 1억6600만달러(약 1882억원)가 순유입됐다. 그러나 터키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ETF에서는 7400만달러(약 839억원)가 순유출됐다.

브라질과 터키의 외환시장과 증시가 지난달 말 요동치면서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지난달 22일 터키 외환시장에선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가 장중 6.5% 급락했다.

이후 일시적으로 회복한 리라화 가치는 3월 28일 다시 장중 5%가량 떨어지는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신흥국 증시 조정의 원인 제공자 중 하나였던 리라화 가치 급락이 재연되면서 다른 신흥국 투자에 대한 경계심리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연금개혁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내놓은 연금개혁안에 의회가 반발하면서 지난달 27일에는 보베스파지수가 하루 만에 3.57% 떨어지기도 했다.

“두 나라 모두 금융시장이 불안한데도 글로벌 ETF 투자자들이 브라질은 사고, 터키는 파는 식으로 대응한 건 브라질의 장기 성장 가능성이 돋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의 설명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