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전략도 비핵화 달성 난망"
국제관계학자 90% 이상 "트럼프 외교, 미 위상 떨어트려"
파격적인 대외 정책으로 숱한 논란을 초래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2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대외적 위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윌리엄 앤드 메리'대(大) '교수, 연구, 국제정책 프로젝트'(TRIP)와 공동으로 미국 대학의 국제관계 학자들을 대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지난 2년간에 걸친 외교정책에 대해 평가조사를 했다.

이번 조사에는 미국내 대학에 재직 중인 국제관계학자 1천157명이 참여해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미국의 대외적 위상변화와 대북 비핵화를 비롯한 주요 정책의 성과를 평가했다.

지난 7일 FP가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전략에 대해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전과 비교해 미국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정도에 대해서는 93.18%가 '덜 존경'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전과 마찬가지 4.42%, 그리고 이전보다 더 존경받고 있다고 평가한 학자는 2.40%에 불과했다.

또 미국이 국제적으로 덜 존경받고 있다고 답변한 학자들 가운데 99%는 이러한 존경의 상실이 미국에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전 대통령과 비교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대통령의 권한이 이전 행정부와 대동소이하다고 답했으나 32%는 대통령의 권한이 증가했다고 답변했으며 20%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트럼프 첫 임기가 미국의 국제적 평판을 저하했으나 향후 대통령직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 대해서는 응답한 국제관계학자 대다수가 공개적 규탄과 청문회 개최, 사우디에 대한 금융제재, 무기판매 중단, 물자지원 중단 등 단호한 대응조치를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사건 연루 사우디인 17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으며 미 상원은 지난달 예멘 내전에 대한 미국의 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결의했다.

만약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멘 내전 개입 중단 결의안을 가결하면 이는 의회가 베트남전 이후 미국의 군사개입을 공식 종식하는 첫 사례가 된다고 조던 태머 교수(아메리칸대)는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의회가 더는 사우디에 대해 이전처럼 관대하지 않을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학자들은 지적했다.

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에 대한 '회의주의의 또 다른 사례'로 대북(對北) 비핵화 외교를 들었으며 응답자의 87%가 트럼프의 대북전략이 미국의 정책 목표인 북한의 핵 포기를 끌어내지 못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사랑에 빠졌으며' '아름다운 편지들을 주고받았다'고 감격해 했으나 최근 위성사진과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비핵화 대신 오히려 핵탄두 생산을 증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FP는 지적했다.

트럼프의 대북전략이 비핵화를 달성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학자들은 다소 가능성(6.32%), 아주 가능성(0.46%) 등 절대 소수에 불과했다.

학자들은 무역ㆍ관세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세부과가 미국 경제에 해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학자들이 자유무역주의자인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반응은 당연하다고 FP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