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에 시위와 폭동' 트럼프 트윗에 '발끈'

유류세 인상 정책으로 촉발된 격렬한 민중 시위로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조롱하는 듯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트윗 글에 프랑스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5년 파리에서 체결된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이행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유류세 인상에 나섰다가 자신의 퇴진을 압박하는 '노란 조끼' 시위 역풍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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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이어지는 대규모 시위에 결국 유류세 인상을 백지화하기로 했지만, 폭력을 동반한 시위는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주 차 시위가 파리를 휩쓴 8일 "파리 협약이 파리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와 폭동이(protests and riots all over France)…"라는 트윗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많은 돈을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 돈의 많은 몫이 아마도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제대로 운영되지도 않는) 제3세계 국가들에 흘러갈 테니 말이다.

(시위대는)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We want Trump)'라고 외친다.

사랑하는 프랑스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튿날 LCI TV에 출연해 "내가 알고 있는 한 노란 조끼 시위대는 영어로 구호를 외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사실을 왜곡해 프랑스 내정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특히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고 연호한 문제의 영상은 수개월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런던을 방문했을 때 찍힌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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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번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마크롱 대통령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낮은 지지율 등을 비웃는 내용의 트윗 글을 종종 날렸다.

그는 최근 별도의 트윗 글에서 "파리에서는 매우 슬픈 날이자 밤이다.

이제야말로 터무니없고 과도하게 비싼 파리 협약을 끝내고 세금을 낮추는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돈을 돌려줄 때가 되지 않았나? 미국은 그 길을 한참 앞서가고 있고 지난해 배출가스가 유일하게 줄어든 핵심 국가"라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이런 트윗에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 르 드리앙 장관은 "나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말한다(I say to Donald Trump). 그리고 공화국(프랑스)의 대통령도 그에게 말한다"며 경칭을 생략한 채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했다.

그러고는 "우리는 미국인들이 벌이는 논쟁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도) 우리식 대로 살게 놔 둬라(Let us live our life in our country)"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침을 던졌다.

르 드리앙 장관은 또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취임 후에 파리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