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 90일이 최종 시한” 못박은 라이트하이저
‘미·중 90일 무역협상’의 미국측 사령탑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9일(현지시간) “미·중 협상은 90일이 최종 시한”이라고 말했다. 협상 시한을 못박아 중국을 압박한 것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CBS 인터뷰에서 미·중이 합의한 협상시한과 관련, “내가 아는한 명백한 최종시한”이라며 “대통령은 3월1일 넘기는걸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90일이 지나면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10%에서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무역갈등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당초 내년 1월1일로 예정된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10%→25%)을 보류하는 대신, 중국은 90일 내에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탈취 등 ‘불공정 무역관행’ 개선책을 내기로 하면서 ‘90일짜리 휴전’이 성사됐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 7일 상황에 따라 협상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만약 좋은 움직임 있고 좋은 조치가 있다면 대통령은 90일을 연장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고 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커들로 위원장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딜(협상타결)을 성사시키길 원한다”며 “그 딜은 검증가능해야하고, 모니터링이 돼야하며, 지난 25년간 우리가 지켜봤던 것 같은 모호한 약속이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대표적인 대중(對中) 강경파로 꼽힌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제치고 이번 ‘90일 협상’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의 이날 발언은 조만간 시작될 중국과 무역협상에 앞서 백악관 내 입장을 ‘교통정리’하는 동시에 중국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