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73포인트(0.95%) 하락한 2056.03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2043.78까지 밀려나기도 했지만 점차 낙폭을 줄여가고 있다. 코스닥은 1.14% 하락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한 데 따른 여파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24% 급락한 24,338.95에 장을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2.23%, 나스닥은 3.05% 하락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서다. 앞서 6일(현지시간)에도 뉴욕증시는 장 초반 750포인트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중국 화웨이 창업자 딸이자 CFO인 멍완저우가 미국 요구로 캐나다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어서다. 이후 미국 당국이 중국 정부에 연관된 해커를 기소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했다.
미국 백악관은 시장 불안을 진화하는 데 나섰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만약 무역협상과 관련해 견고하고 좋은 진전이 이뤄진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0일인 관세 유예 협상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화웨이 CFO가 체포된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국내 전문가들은 화웨이 사태가 미중 무역협상에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CFO 체포 소식을 인지했던 G20 회담 중에도 중국은 퀄컴의 NXP 인수에 대해 전향적 검토를 약속하기도 했고, 양측의 정보 수집력이 비대칭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화웨이 이슈가 무역협상을 다시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성명서를 일부 공개하며 협상이 순조로울 것임을 재차 강조했던만큼 해당 사건을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신경전 정도로 여겨도 무리가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도 "화웨이 CFO 체포로 미중 무역협상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높아졌지만,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양국의 강한 무역협상 의지가 확인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시한을 미룰 가능성도 언급했고, 미국은 무역불균형 해소와 중국의 첨단산업 위협 대응(화웨이)를 분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 하락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정훈 연구원은 "무역분쟁에 상처가 깊었던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상대적 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 우려로 인한 IT 섹터의 자금이탈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이미 진행된 매물을 고려한다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주 불거졌던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대해서도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3년 만기 국채(2.8274%)와 5년 만기 국채(2.8175%) 수익률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됐다. 4일(현지시간)엔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차가 0.12%포인트까지 줄어들면서 2006년 1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단기 경기 침체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가 나타나기까지 1분기에서 8분기 정도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에서다. 1950년대 이후 미국 장단기금리가 역전된 9번 중 8번은 경기침체가 발생했으며, 평균 5분기에 걸쳐 경기침체가 나타났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정책 변경이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에 반영되는 시차가 다르기 때문에 당분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시장에 노이즈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영향력은 점차 희석될 것으로 보이며, 금리 현상보다는 향후 예상되는 중앙은행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예상 경로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것을 조언한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