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가 아닌 소비자에 대한 집중이 아마존을 키웠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좌담회에서 아마존 성공 비결을 이같이 소개했다. 최근 아마존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서면서 지분 17%를 갖고 있는 베이조스의 재산은 1700억달러가량으로 불어났다. 세계 최고 부자다.

베이조스는 “자유로운 생각의 힘을 믿는다”며 “사업과 삶에서 모든 최선의 결정은 분석이 아니라 직감과 용기, 감성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존의 제2본사 입지 선정과 관련, “연말 전에 입지를 발표할 것”이라며 “아마존 내부 팀이 최종 입지를 선택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이날 사회환원 활동과 관련, 20억달러 규모의 자선기금 ‘데이 원 펀드’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펀드 자금은 노숙자 가정을 돕고, 새 유치원을 세우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그는 유치원을 자신이 운영할 것이며, 곧 경영진을 채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조스는 “교육은 빈 들통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밝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조스는 “기부 프로젝트가 이제 ‘데이 원(첫날)’에 있다”며 펀드 규모가 계속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데이 원은 그의 사무실이 있는 시애틀의 건물에서 따왔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다.

베이조스는 또 비영리 사업에도 많은 돈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합리적 투자자들이 ‘정말 나쁜 투자’라고 말하는 우주탐사회사인 블루오리진과 같은 곳에도 많은 돈을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을 영리 목적으로 만들 수 없다면 비영리단체로 전환하겠지만 그렇게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UPS와 페덱스처럼 번성하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