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글로브 등 미국 70여 개 신문사들이 언론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언론은 국민의 적이 아니다”라는 주제의 연대 사설을 16일(현지시간) 게재하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11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는 각 신문사 편집국에 ‘자유 언론에 반대하는 (트럼프의) 더러운 전쟁을 비판하는 사설을 16일 게재하자’는 제안서를 보냈고 70여 개 신문사가 동참할 뜻을 밝혔다. 참여 언론사는 휴스턴크로니클, 마이애미헤럴드, 덴버포스트 등 대도시 일간지부터 발행 부수가 4000부 내외에 불과한 지역 주간지까지 다양하다. 참여 언론사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마저리 프리처드 보스턴글로브 부편집주간은 “자유로운 독립 언론은 헌법에 명시된 가장 신성한 원칙 중 하나”라며 “언론·종교·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선서를 한 뒤 한 달 만에 뉴욕타임스, CNN 등 주요 미 언론사와 이들의 보도를 ‘가짜 뉴스’로 지칭하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지난 1월까지 ‘가짜 뉴스’ ‘가짜 미디어’ 등의 단어를 400회 이상 사용해 하루에 한 번 이상 쓴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집회에서 “미·북 정상회담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언론은 역겨운 가짜 뉴스”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