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가장 큰 고민은 노동인구 감소… AI 같은 신기술이 해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모두가 원하는 더 많은 일자리, 더 적은 노동시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할 배리언 구글 수석경제학자(사진)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미국외교협회(CFR)에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글 사업전략을 설계한 사람 중 하나로 월스트리트저널이 ‘구글노믹스의 애덤 스미스’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배리언은 향후 몇십 년 동안 인류가 부딪힐 가장 큰 문제로 인구 감소를 지적했다. 그는 “2020년께부터 베이비부머 은퇴, 출산율 하락 등으로 노동인구 감소가 본격화돼 세계 각국 경제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배리언은 “한국과 일본, 중국, 독일 등 모든 국가가 인구 감소란 끔찍한 시한폭탄을 안고 있으며, 앞으로 25년 동안 노동인구는 현재 인력의 절반밖에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도 이민이 없으면 노동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성을 높이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경제 수준을 유지하거나 발전시키려면 기술을 통해 혁신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AI 등이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지적에 그는 “과거에도 사람들은 기술 변화에 대해 걱정했다”며 “하지만 기계가 일을 맡으면서 새 일자리가 창출됐고, 사람들은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훨씬 더 부유해졌다”고 덧붙였다. 배리언은 또 “사람들은 모두 일자리를 원하지만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기를 원한다”며 “그런 희망을 해결할 것도 신기술”이라고 강조했다. 1800년대 이후 주당 70시간이 넘던 노동시간은 최근 35시간(미국)까지 줄었다.

그는 ‘배리언 룰’을 만들었다. 부자들이 현재 뭘 가지고 있는지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으로, 10년이 지나면 중산층이 그걸 갖게 되고, 20년 뒤엔 가난한 사람들도 보유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다. 배리언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과거 엄청나게 비쌌던 모바일 기기가 인도, 아프리카까지 보급돼 삶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엔 구글 홈과 아마존 에코 등 AI 스피커가 그런 예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의 기술 독점 문제에는 “유럽연합(EU) 등은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다는 사실을 외면한다”며 “야후와 노키아가 무너졌듯이 구글도 매일 도전받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