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상반기 결산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올들어 S&P500지수는 8.9%, 다우지수는 8.2%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이보다 2배 높은 16.4%가 올랐다.

월가 투자자들은 이제 하반기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서머랠리로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계속될지, 오를만큼 오른 기술주를 비롯해 뉴욕 증시 전체가 조정국면에 접어들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당초 예상한 올해 수익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으니 차익을 실현하고 느긋하게 여름휴가를 즐기라는 권고도 있다.

월가의 투자대가이자 저명한 저술가로 알려진 피셔인베스트먼트의 케네스 피셔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최근 유에스에이투데이 기고문에서 “비관론자들의 경고를 무시해도 좋다”며 “주식을 팔지 말고 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시하는 근거는 확률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해의 1분기는 하반기 증시 상승을 예고하는 청사진과 같다고 설명했다. 즉 하반기가 1분기를 포함, 상반기 증시보다 더 나은 성적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기술주로 대표되는 성장주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셔는 1929년 이후 대통령 취임 첫 해 미국보다 해외증시의 더 나은 출발을 보였던 11번의 증시 흐름을 예로 들며 해외투자자들은 하반기에 주식을 팔았지만 증시는 오히려 10% 이상 올랐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한 경기부양책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에 반영된 악재라는 점에서 실제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셔는 미국 증시에만 투자할 경우 ‘1분기 승자’를 고수하라고 지적했다. IT 대표기업과 의약 등 헬스케어, 고가 소비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자신의 소신대로 성장주를 추천했다. 대신 투자리스크가 큰 업종으로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에너지와 금융주, 건설 및 부동산, 산업재 관련 업종은 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해외증시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원한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투자도 좋은 대안이라며 대신 25%는 신흥시장 ETF에 배분하라고 추천했다. 주가 수준이 매우 낮아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