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펠르랭소사이어티 서울총회] "미국 적정금리는 연 3%대…인상 시도, 느리지만 옳은 방향"
“현재 미국의 적정 금리는 연 3%대입니다.”

금리를 결정하는 이론인 ‘테일러 준칙’의 창안자이자 통화이론 대가인 존 테일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사진)는 9일 ‘몽펠르랭소사이어티(MPS) 서울총회’서 기자와 만나 “테일러 준칙을 적용한다면 미국의 현재 적정한 기준금리는 연 3%대일 것”이라며 “미국은 천천히 금리 인상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것은 아주 느린 속도지만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묻자 테일러 교수는 “미국은 몇 년간 저성장을 거듭해왔다”며 “불황에서 점차 벗어나는 징후들이 보인다는 점에서는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3%대 성장률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좋다’고는 평가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건 와중에 일본과 유럽은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 테일러 교수는 “‘미국의 금리정책 정상화’라는 이슈는 유럽과 일본에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며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지만 결국 미국이 정상화 절차를 밟으면 일본과 유럽 역시 비슷한 절차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일러 교수는 ‘트럼프노믹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규제를 철폐하고 세율을 인하하려는 그의 ‘작은 정부 지향 정책’이 기업의 생산과 가계의 소비 활동을 자극해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논의해온 규제 개혁은 경제 성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법인세율 인하와 관련해서도 “아직 법인세율 인하 논의가 완벽하게 마무리되진 못했지만 실행된다면 미국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보호무역주의라고 이름 붙이기엔 섣부르다”고 말했다. 그는 “각 국가의 이익에 기반해 협정의 세부 내용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