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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과 쇼에 투자한다고 속여 약 1000억원을 모은 폰지 사기범들이 적발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7일(현지시간) 블럭버스터 뮤지컬 ‘해밀턴’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8100만달러를 모은 뒤 최고급 자동차를 구입하는 등 개인경비로 쓴 조셉 멜리와 매튜 해리턴 등 2명을 유가증권 및 전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폰지 사기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모은 뒤 이들의 돈으로 기존투자자에게 배당금이나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 사기다. 이들의 사기행각에 13개 주에서 125명이 속아 넘어갔다. 이들이 낸 평균 투자금액은 1인당 약 65만달러로 많게는 수백만달러를 선뜻 건냈다.

SEC는 이들이 해밀턴 등 브로드웨이의 인기있는 뮤지컬 티켓 3만5000장을 구매하는 계약 등을 체결했으며 이를 재판매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를 속였다고 밝혔다. 해밀턴은 주간 티켓 판매금액이 300만달러가 넘는 역대 브로드웨이 뮤지컬중 최대 히트작으로 티켓은 공연 수개월 전부터 예약을 받아 판매되고 있다.

SEC는 이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브로드웨이의 초대형 쇼의 티켓을 미리 확보한 뒤 실제 공연 시점에 높은 가격에 재판매함으로써 큰 이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였지만 실제 티켓 구매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사기범은 초기 투자금의 100% 상환과 투자후 1년내 10%의 이익금 제공을 약속하는 투자계약서를 발급했다. 또 티켓재판매로 발생한 수익의 절반을 배분하겠다며 투자금을 유치했다.

SEC는 2015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이들은 투자금을 유치한 뒤 초기 투자자들에게 이익금을 돌려주면서 새로운 투자자들을 계속 모았다. 또 투자금으로 받은 돈으로 럭셔리 자동차 구입에 20만 달러를 사용하는 등 보석 구입과 카지노 출입 등 개인경비로 200만달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합법적인 투자라고 범죄혐의를 부인했으며, 10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