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는 우리의 규칙 따르게 하는 것…연내 의회 통과에 모든 노력"

다음 달 4일부터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환율조작 방지 문제와 철강 등 일부 업종에서의 과잉생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전망이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31일(이하 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을 통해 "미국은 G20에서 모든 주요 국가가 불공정한 환율 관행에서 벗어난다는 컨센서스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2012년에 다른 G20 정상들과 경쟁적 통화가치절하를 피한다는 공통된 의무를 확인했다"며 "우리(미국)는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이런 의무를 계속 지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독일을 '환율조작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당시 미 재무부는 한국에 대해 "무질서한 금융시장 환경에 처했을 때만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제한하고,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고, 중국에 대해서는 "더욱 분명한 환율목표가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문했다.

루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과잉생산 문제를 G20 회의에서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철강업종을 대표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G20에서) 과잉생산, 특히 철강업종의 과잉생산에 대한 대응을 요구할 것"이라며 "과잉생산은 시장과 환경을 왜곡하고 노동자들에게 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중국산 냉연강판에 대해 최고 5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지난 18일 미국산 일부 합금강 제품에 최고 48% 이상의 관세를 매겼다.

미국 철강업계에서는 세계 철강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업계의 저가 공세 때문에 자신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루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튼튼하고 포용적인 성장을 위해 각국이 재정정책을 포함한 모든 정책을 계속해서 사용하도록" 하는 것과 더불어 "개방되고 통합된 세계경제에 대한 지지", "시기적절한 금융개혁의 이행", "G20 체제의 발전이 가지는 중요성"을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루 장관은 "노동과 환경 분야에서의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미국의) 교역 상대국이 우리(미국)의 규칙과 가치를 따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 직후 이뤄진 질의응답을 통해 루 장관은 민주·공화 양당 대선후보가 TPP를 반대하는 데 대해 "분명히 지금의 정치환경은 복잡하다"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TPP의 연내 의회 통과를 위해 "모든 의지와 에너지를 사용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TPP가 "일부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고 "올해 상원에서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화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미국인들이 나타나는 데 대해 루 장관은 "기업들이 국제 교역을 통해 얻은 이익을 임금이나 개별 회사가 만들 수 있는 다른 정책들을 통해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