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거점 주변 진입로 장악 선언..시위대 지도부 투항說

태국 정부가 19일 두달 넘게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의 농성 거점으로 이어지는 진입로를 장악하는 등 시위대 강제해산 작전에 돌입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태국 정부의 전격적인 강제해산 작전은 상원 중재하의 협상 재개안이 정부측의 거부로 무산된지 하루만에 이뤄진 것이다.

군경이 시위 거점인 라차프라송 거리에는 아직까지 직접 진입하지 않고 있으나 시위 거점에 대한 진입을 시도할 경우 대규모 유혈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군경은 이날 오전 6시께 시위 거점인 라차프라송 거리로 이어지는 룸피니 공원 등에 수십여대의 장갑차와 병력 등을 집결시킨 뒤 곧바로 강제해산 작전에 돌입했다.

군경은 장갑차 등을 동원해 시위대가 설치해 놓은 폐타이어와 바리케이드 등을 철거하고 라차프라송 거리로 연결되는 진입로를 장악했다.

M16 소총으로 무장한 군병력은 시위대를 향해 '투항하지 않으면 사살하겠다'고 경고 방송을 내보내면서 시위대에 자진 해산을 종용하고 있다.

시위대는 실탄과 최루탄 등을 쏘며 강제해산 작전을 벌이고 있는 군경에 대해 폐타이어에 불을 지르고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맞서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군경과 시위대 간에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기자 1명과 시위 참가자 2명 등 3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상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니탄 와타나야곤 정부 대변인은 "시위 거점인 라차프라송 거리 주변의 진입로들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며 "시위 거점 주변을 정리하기 위한 작전이 19일 하루 동안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니탄 대변인은 "군병력이 라차프라송 거리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며 "시위 참가자들이 투항하면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의 농성 거점인 라차프라송 거리에는 약 3천여명의 시위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진압 작전이 시작된 후 몇 명 정도가 남아있는지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진압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강경파인 자투폰 프롬판 등 시위대 지도부 일부가 현장을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타웃 사이쿠아 등 일부 지도자들은 현장에서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파니탄 정부 대변인은 실명을 밝히지 않은채 시위대 지도부 일부가 농성 장소를 빠져나갔다며 이들을 목격하면 보안당국에 즉각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시위대 지도부의 행적과 관련, 정부측과 시위대 간의 중재를 시도했던 한 상원의원은 "시위대 지도부가 곧 투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윗 옹수온 국방장관은 "이번 작전은 여러 진입로가 있는 시위 장소를 100% 봉쇄해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반정부 시위를 중단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윗 장관은 군부대가 시위 거점인 라차프라송 거리로 직접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정부는 인명 손실을 피하려 하고 있고 진압 작전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태국 상원은 지난 17일 추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상원 중재 하의 협상 재개안을 정부와 시위대측에 제시했으나 정부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방콕연합뉴스) 현영복 특파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