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일부 성당에서 성수반(聖水盤) 사용으로 인한 신종플루 전염을 막기 위해 성수를 신도들의 손에 자동으로 뿌려주는 기기를 사용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BBC 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탈리아 성당들은 여러 신도들이 성수반에 손을 담가 신종플루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성수반 대신 성수를 자동으로 뿜어내는 기기를 도입했다.

성수반과 비슷한 모양을 한 이 기기는 손을 아래로 가져가면 적외선으로 이를 감지해 손 위로 성수를 뿌려준다.

이탈리아에서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30명에 달하고 밀라노 성당을 비롯한 일부 성당들이 성수반 사용을 공식적으로 보류한 상황에서 이 기기의 도입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밀라노 북쪽 카프리아노 브리오스코의 피에르 앙겔로 모타 신부는 "사람들은 이 기기에 대해 처음에는 조금 충격을 받았지만 이내 좋아하게 됐으며 이제는 익숙해졌다"며 교구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성당에 다니는 마르타 카이미도 "이 기기 때문에 신종플루 감염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며 "이 기기 사용은 당분간은 올바른 일"이라고 말했다.

이 기기를 발명한 루치아노 마라베세에게는 세계 각지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마라베세는 "사람들이 신종플루 감염이 두려워 성수반에 손을 담그지 않거나 손을 담그는 시늉만 하는데 우리의 전통을 잃어버리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 생각했다"며 기기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