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와 닐 퍼거슨 교수가 28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금융위기가 끝났다고 선언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로고프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의 보증과 구제금융으로 은행 파산을 막았다는 의미에선 금융위기가 끝났다고 볼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결국 재정위기로 바뀌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은 주요국이 금융위기가 끝났다는 전제하에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만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데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퍼거슨 교수는 "위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 갈 것"이라며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번 위기의 심각성이 파악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위기는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오래가는 만큼 위기가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우리 일생 동안 미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