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가 시중에 푼 대규모 유동성을 배경으로 중국 홍콩 대만 등 범중화권 부동산 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태국 인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화권 부동산 과열주의보

중국은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특구가 있는 광둥성 선전시의 6월 주택 가격은 6개월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주요 70개 도시의 6월 부동산 가격은 작년 말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상반기 중국의 분양주택 매매면적은 3억4109만㎡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7% 늘어났다. 매매금액은 1조5800억위안(292조원)으로 53%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베이징의 신규주택 판매가 142.2% 늘어난 것을 비롯,장쑤 저장 푸젠 광둥 등 동부 연안 지역 판매가 50% 이상 증가했다. 양자만보에 따르면 난징시 화차오루의 65만위안짜리 아파트는 하루 새 5만위안이 뛰기도 했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 활황세는 정부의 유동성 확대와 부동산 경기부양책에 따른 것이다.

홍콩과 대만은 중국의 넘치는 유동성이 급속도로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 들어 홍콩에서 고급 주택을 구입한 사람의 30%가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며,대만은 정부가 중국 자본의 부동산 구입 규제를 크게 완화하면서 5월 부동산 거래 건수가 1월보다 30% 이상 늘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는 있지만 거품 우려 또한 커지면서 경제의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연초 취했던 부동산 부양책을 잇따라 거둬들이고 유동성 확대 속도를 조절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해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나섰다.

◆싱가포르는 침체 지속

태국과 인도 싱가포르 등의 주택 시장은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다. 태국은 올초 불어닥친 정정불안의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고 있다. 미국계 부동산 컨설팅회사 관계자는 "태국에 투자를 확대해온 미국계 투자자금이 정정불안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콕 시내 고급 주택의 올 2분기 임대료는 1분기보다 6% 하락했다. 인도는 일부 도시 지역 고급 주택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 도시 주택 가격은 하락세가 여전하다.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프로퍼티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싱가포르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2.7% 급락했다. 2분기 들어 민간주택 판매가 4714채로 작년 1년간의 판매 실적을 웃도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대부분 저렴한 중 · 소형 주택으로 고급 주택까지는 회복세가 확산되지 않고 있다.

한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투자 위축과 자본 조달 어려움으로 아시아 대부분 국가에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아시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올 1분기 투자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31억달러에 그쳤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