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인 1969년 7월 20일, 전 세계인이 함께 지켜본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 장면을 촬영한 원본 비디오가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깡끄리 지워졌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1970년대와 1980년대 NASA는 테이프가 모자라 약 20만 개의 사용된 테이프를 지우고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달 착륙 장면 비디오를 지운 것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16일 AP 등 외신이 전했다.

달 착륙 비디오도 일반 자료 테이프로 취급돼, 마치 결혼식 비디오를 지우고 슈퍼볼 경기를 녹화한 것 같은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당시 아폴로 우주선 프로젝트의 TV 생중계를 책임졌고 이번에 비디오 복원 작업까지 맡게 된 NASA의 선임 엔지니어 딕 내프저는 "새롭게 창조되거나 만들어진 것은 없고, 단지 기존의 것이 더 나아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NASA는 전 세계를 샅샅히 뒤져 4개의 복사본을 찾아내 옛필름으로 복원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복원작업은 영화 '카사블랑카'를 복원한 라워리 디지털사가 23만 달러에 맡았고, 현재 40% 가량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

NASA에 따르면 새로 복원되는 필름은 원본 영상보다 해상도가 10배 높아, 원본 비디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미세한 부분들까지 선명하게 보여지고 있다. NASA가 달 착륙 40주년을 앞두고 우선 공개한 비디오를 보면 닐 암스트롱의 헬멧이 원본에서는 흐릿하게 보였지만 복원 비디오에서는 헬멧에 반사된 영상까지 보일 정도다.

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사다리를 내려오는 장면과 두 우주인이 달에 남긴 명판을 읽는 모습, 달 표면에 깃발을 꽂는 장면이 더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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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유투브(달 착륙 비디오 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