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런던시가 제작한 런던 홍보 영상에 살인범의 초상화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문제의 영상은 중국 베이징의 런던 하우스에서 열린 영국 문화 홍보 파티에서 공개됐는데 런던의 화랑에 걸린 미술품들을 소개하는 대목에서 영국 예술가 마커스 하비가 제작한 희대의 살인마 미라 힌들리의 초상화가 등장했다.

미라 힌들리는 남자친구인 이안 브래디와 함께 1963-64년 네 명의 어린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뒤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1966년 체포됐다.

마커스 하비가 제작한 힌들리의 초상은 어린이들의 손바닥 프린트로 구성된 것으로 1997년 작품 공개 당시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

홍보 비디오를 둘러싸고 파문이 일자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대변인을 통해 "힌들리 초상의 런던 홍보 영상에 나온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역시 대변인을 통해 우려를 나타냈다.

동영상을 둘러싼 야당의 공세도 이어졌다.

보수당 소속 하원의원인 앤 위더콤은 이 영상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영국을 홍보하면서 살인마의 모습을 보여주다니, 정말 독특한 선택"이라고 비난했다.

이 영상을 제작한 런던시 홍보 대행사 '비지트 런던'측은 보도자료를 내 "힌들리의 초상은 3분 분량의 영상에서 아주 잠깐 등장할 뿐"이라며 "이 영상은 지난 수년간 해외에서 영국을 홍보하기 위해 쓰였지만 이제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비지트 런던은 그러면서도 "논란이 지속된다면 문제가 된 부분을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