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미.영 연합군이 또 하나의 복병을 만났다. 바로 아라비아반도 사막에서 매년 봄 발생하는 모래폭풍인 '샤말'이 그것이다. AF통신은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중이던 미 101공수사단의 북진 작전도 모래폭풍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25일 이라크 남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에 초속 50m가 넘는 모래폭풍이 불어 연합군의 지상작전은 물론 전폭기 공습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모래폭풍의 풍속과 규모가 지난 18일 쿠웨이트를 뒤덮었던 모래폭풍의 두배가 넘고 가시거리는 0.5㎞ 이하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모래 폭풍은 미국이 자랑하는 첨단 전자장비의 전파를 교란시키고 위성을 통한 관측도 어렵게 한다. 또 헬기 프로펠러 등에 모래가 끼여 추락사고를 일으키고 있으며 전차나 보병 부대의 진행을 지체시킨다. 이라크군의 강력한 응전에 막혀 고전하고 있는 연합군 지상병력은 공격용 헬기의 지원이 간절함에도 불구, 날씨탓만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반면 미군의 초기 공격을 무난히 막았다고 자부하는 이라크군은 이번 모래폭풍을 자신들 편인 하늘의 도움이라고 해석, 사기가 고조된 상태다. 연합군으로선 이래저래 반갑지 않은 현상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모래폭풍은 습도가 낮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바람이 많이 부는 기압구조로 바뀌면, 사막의 모래가 공중에 떠 이동하면서 생긴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