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에 대한 아랍권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긴급정상회담 개최문제에 대해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집트간 의견이 엇갈리는 등 이라크전쟁을 둘러싼 아랍권의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외무장관인 사우드 알-파이잘 왕자는 지난 18일 "최근 카이로 외무 장관 회담에 뒤이은 아랍 긴급 정상 회담은 불필요 하다"면서 회의를 통해 만약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할시 이라크 위기를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며 긴급 회담에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이집트는 미국 주도의 전쟁이 개시되기 전 이라크 문제에 대한 아랍공동의 입장을 도출키 위해 3월로 예정된 정례 정상 회담을 앞당겨 오는 22일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자고 제안했었다. 알-파이잘 왕자는 또 "유엔 무기 사찰단에 좀 더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이라크측에 촉구를 지속 하면서 지금은 3월로 예정된 정규 정상 회담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 총장은 19일 이미 제안된 긴급 회담과는 다른 아랍권 정상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회원국들이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사 사무 총장은 "우리는 아랍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선언을 필요로 한다"면서 "특별 회담, 정규 회담 여부에 관계 없이 시간내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에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어떤 정상 회담이 열리든지 초점은 이라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랍 연맹 관계자도 이날 AFP에 회원국들의 "불화"때문에 이라크에 대한 특별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익명의 이 관계자는 "아랍국은 오는 3월로 예정된 정례 정상 회담의 시기와 장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아마 3월 초반에는 열리지 않을 것이며 장소는 카이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주말 이집트에서 회동한 아랍연맹 외무 장관들은 정상회담 소집 문제를 놓고 의제는 물론 날짜도 합의하지 못하는 깊은 분열상을 드러냈으며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침공을 받았던 쿠웨이트는 회담에서 채택된 결의가 쿠웨이트의 안보 문제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리야드 A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