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 이후 최장기인 18년 동안 소련을 통치했던 레오니드 브레즈네프(1906-1982) 전 소련공산당 서기장 사망 20주년을 맞이해 어두웠던 그의 시대와 그 시대의 부정적인 영향이 새삼 조명되고 있다고 BBC 방송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1982년 11월10일 타계한 브레즈네프가 통치했던 소련사회는 '회색'이었으며 그의 사후 개혁 및 개방 정책을 편 미하일 고르바초프에 의해 '화려한 색깔'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85년 집권한 고르바초프는 브레즈네프 통치기는 "침체의 시대"라고 규정한바 있다. 그러나 아직 러시아에는 엄격한 법과 질서가 유지됐던 브레즈네프 시대에향수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브레즈네프는 말년에 두 차례나 심장마비를 경험하는 등 건강 악화로 시달렸다.이같은 사실은 고르바초프 집권기인 80년대 말에야 일반에 알려졌다. 이에 따라 브레즈네프가 집권 말기에 여러 번 말 실수를 한 정황이 설명된다. 브레즈네프는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단행했으나 이 전쟁은 10년간이나 질질 끈끝에 완전한 실패로 끝났으며 이로 인해 소련의 군사력 약화를 초래했다. 그러나 정치, 군사적인 실패보다도 경제를 악화시킨 것이 브레즈네프의 최대 실정으로 꼽히고 있다. 그가 죽은 후 권좌는 두명의 병자가 이어 받았다. 브레즈네프 사후 유리 안드로포프가 1년 남짓 통치한 후 사망했으며 다시 콘스탄틴 체르넨코도 집권 1년만에 병으로 죽었다. 소련이 좀더 일찍 개혁과 개방에 착수했더라면 붕괴를 면할 수 있었을까? 누구도 이에 대한 대답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91년 소련 붕괴의 뿌리가브레즈네프 통치기에 연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