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방적 이라크 공격에 반대해온 독일과 유럽연합(EU)은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라크 결의안 만장일치 승인을 환영했다. 독일과 EU는 이날 채택된 수정 결의안에 선(先) 무기사찰을 주장해온 자신들의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으며, 미국의 단독 군사행동에는 일단 제동을 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라크 측이 무기사찰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을 경우 결국 미국이 공격을단행하고 이에 따라 자국의 중동지역 이해관계가 손상받고 경제가 더 침체될 것을우려, 이라크 측에 결의안 준수를 강력히 촉구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사담 후세인은 결의안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유엔 무기사찰단이 최대한 신속하게 바그다드로 되돌아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셔 장관은 이어 "이라크는 사찰단에 대한 포괄적이고 무조건적인 협력을 통해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전할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 "독일은 사찰단 업무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인 기민.기사연합은 이번 결의안을 `올바른 길'이라고 평가하면서 적녹연정이 이라크 공격을 무조건 반대해 이라크를 평화적으로 무장해제할 이같은 기회를 만드는데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독일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안보 대표는 "결의안 내용은 EU의 입장과 일치한다"면서 환영했다. 크리스티나 갈라흐 대변인은 "이번 결의안 채택은 국제 공동체가 그 책임을 떠맡을 준비를 갖추고 일치되되어 있음을 뜻한다는 것을 이라크 측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의 한 외교관은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무기사찰 재수용이라는 유럽의 공동 목표가 이뤄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달리 말해 "전쟁이 없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고 일간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전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