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대표적 신혼여행지인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12일 테러로 추정되는 연쇄 폭발사건이 발생,13일 외국인을 포함해 2백21명이 숨지고 3백2명이 부상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희생자중에는 한국인 2명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돼 현지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사실 파악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은 "12일 밤 11시30분께 발리 쿠타에서 폭발물을 장착한 미니밴 승용차가 "사리 나이트클럽"으로 돌진,적어도 1백8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이와 관련,피해자가 가장 많은 호주의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사전경고없이 공격이 발생했지만 앞서 미국 영사관 주변에서 폭발사건이 일어났고 두번째 폭발도 외국인이 자주 찾는 클럽을 목표로 삼은 사실을 감안할때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 카에다와 연관이 있는 테러 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발리를 여행 중인 한국인 자매의 행방이 13일 오전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어 나이트클럽 폭발 사건으로 희생되지 않았느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자카르타 주재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문모씨와 그녀의 여동생 등 2명이 폭발 사고가 난 쿠타 지역 호텔에 12일 밤 투숙했으나 이날 오후까지 호텔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대사관의 이희성 영사는 실종된 문모씨와 발리 여행을 함께 했던 미국인 남편 대니얼 씨로부터 문씨 자매가 금니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국립 상을라 병원 영안실에서 시신을 일일이 확인했으나 2백21구 가운데 1백82구는 훼손 정도가 심해 신원확인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발리섬과 호주 캔버라의 TV방송들은 이번 폭발사건 희생자 중 많게는 75%가 호주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호주 대사관도 이날 저녁까지 신원이 확인된 외국인 사망자 17명 중 8명이 자국인으로 확인됐으며 부상자는 1백1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호주 일본 뉴질랜드 등은 또다른 폭탄테러에 대비,발리섬 방문 경고령을 잇따라 발동하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발리섬사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폭발이 2차례에 걸쳐 일어났다고 밝혔다고 인도네시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또 체류일정을 단축하고 서둘러 떠나려는 외국 관광객들로 호텔로비 등은 대혼잡을 이뤘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 온 한 관광객은 "사고 당시 모든 사람이 고함을 질렀고 사방엔 온통 먼지 투성이였다.수백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또다른 공격을 두려워하며 해변에서 밤을 지샜다"고 말했다. ○…신혼 여행지로 발리를 택했던 국내 예비 신혼부부중 일부는 폭발소식이 전해지자 '불안하다'며 여행 일정을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이달부터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발리에 취항하고 있는 하나투어 서울 본사에는 이날 오후 9시5분으로 예정된 여객기 출항을 앞두고 현지 상황을 묻는 전화가 폭주했으며,일부는 예약을 취소했다. 서울~발리 구간을 주3회 운항하는 인도네시아 가루다 항공사에도 문의전화가 빗발쳐 관계자들이 진땀을 뺐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