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이 긴장완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이 분쟁해소를 논의할 정상회담에 관심을 표명하는 등 카슈미르 분쟁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일 "양국 지도자들이 정상회담 개최에 각각 조건을 내걸었지만 정상회담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아시아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푸틴 대통령은 "양국정상 모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중재노력에 기대를 표명했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아난 총장은 러시아와 중국 등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긴장을완화하고 양국이 핵전쟁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인도-파키스탄 긴장 해소를 돕기 위해 세계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중재노력이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를 둘러싼 긴장을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유럽방문에 이어 인도-파키스탄 방문길에 오를 럼즈펠드 장관은 "양국이 전세계가 바라는 긴장 완화로 가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카슈미르 분쟁에 대한 양국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맡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 가능성 =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푸틴대통령의 초청을 받아들여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그러나 바지파이 총리가 모스크바를 방문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바지파이 총리도 파키스탄과 대화에 나설 의사가 있음을 밝혔으나, 우선 국경지역의 테러행위가 중단돼야 한다고 조건을 내걸고 있어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여전히불투명한 상태다. 앞서 파키스탄의 일간 더 네이션지(紙)은 양국이 군사적 대결을 완화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같은 합의가 파키스탄이 자국영토가 인도를 포함한 다른 나라에대한 폭력행위에 이용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고 이슬람 반군의 인도령카슈미르에 대한 월경(越境) 공격 단속 조치를 취함에 따라 이뤄졌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포격전 = 이날도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충돌이 계속됐다. 카슈미르 국경마을에 대한 인도군의 공격으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2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파키스탄군도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인도군 8명을 사살하고 벙커 4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 핵전쟁 발발시 최악의 인도적 재난 =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수 천만명의 인명이 희생되는 것은 물론 남아시아에 기아와 무정부 상태가 발생,국제적인 불경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USA 투데이가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주에 발표된 미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 양국간 핵전쟁으로 1천200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또 인근 국가로 대규모 난민행렬이 이어져 최악의 인도적 재난이 발생할 것이며국제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알마티.모스크바.워싱턴 AP.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