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은 5일 자신의 선거구에서 있은 럭비클럽 만찬에 참석해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한 소속 하원의원에게 예비내각 각료직을 면직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체셔 콩글턴 출신 하원의원으로 보수당 예비내각의 농무담당 국무장관인 앤 윈터튼 의원은 지난 3일 만찬에서 연설 도중 농담을 하면서 "영국인 한 명이 파키스탄인들은 그 나라에서 1페니에 10명이나 살 수 있다고 외치며 파키스탄인 1명을 열차밖으로 내던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윈터튼 의원은 이날 발언이 문제가 되자즉각 사과했다. 그러나 이언 던컨 스미스 당수는 사과로는 충분치 않다며 그녀의 예비내각 각료직을 박탈했다. 보수당 중앙당은 워릭 출신 상원의원 테일러 경의 사임 요구에 이어윈터튼 의원의 예비내각 각료직 면직을 확인했다. 보수당은 던컨 스미스 당수가 5일 아침 그녀의 지역구에 있는 자택으로 전화를걸어 그녀의 발언이 "용납할 수 없으며 무례하다"며 면직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윈터튼 의원의 남편으로 역시 보수당 소속의 니컬러스 윈터튼 하원의원은 부인이 이번일로 매우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당 관계자는 "던컨 스미스 당수는 윈터튼 의원의 발언이 특히 인종문제에대한 민감성이 높아진 현재 상황에서 용납할 수 없고 무례해 사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스미스 당수는 오늘 아침 그녀에게 즉각사임하라고 요청했으나 그녀가 거부함에 따라 면직시켰다"고 말했다. 스미스 당수는"보수당은 훌륭한 정당으로 윈터튼 의원처럼 무례한 농담을 하는 사람이 발붙일 곳없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보수당의 이 같이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는 배경이 있다. 최근 프랑스 대선에서극우파 장-마리 르펜 후보가 결선까지 진출한데 이어 영국에서도 지난 2일 열린 지방선거에서 극우정당 영국국민당(BNP)이 지방의회 의석 3개를 획득함에 따라 인종문제가 첨예한 관심사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