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국가들은 31일 이스라엘군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에 대한 포위공격을 맹비난하며 이를 철회시키기 위해 모종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아랍권은 또 미국의 소극적 대응 또는 사실상의 무대응 정책에 대해서도 강력히비난했으나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은 취하지 못한 채 힘의 한계를재확인하고 있다. 마르완 모아셰르 요르단 외무장관은 이날 요르단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팔레스타인 자치영토에서 자행한 이스라엘의 무책임한 행동을 비난하면서 이를 철회치않을 경우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마르완 장관은 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5개국 대사를 불러 아라파트 수반이사흘째 포위공격을 당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 국제감시단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요르단의 한 관리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재고할 방침이지만 현재는 대화가 중요하므로 단교는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비상내각회의에서 내각에 모든 영향력 있는 당사자들과 접촉을 확대하고 팔레스타인인에게 국제보호 조치를 즉각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아울러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통화에서 팔레스타인인 보호와 아라파트 수반에대한 포위공격 해제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카이로에 위치한 아랍연맹(AL)의 무하마드 소바이흐 팔레스타인 대표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과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무력공격에대한 대응방법을 검토하기 위해 특별아랍정상회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모로코의 모하메드 6세 국왕도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아라파트 수반을 해치지 말고 포위공격을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쿠웨이트의 세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외무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의 포위공격을 "아랍세계 전체에 대한 모욕"으로 묘사하면서 아라파트 수반을 구해내기 위해 아랍과 국제사회가즉각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슬람회의기구(OIC) 의장인 셰이크 하마드 빈 할리파 알-타니 카타르 국왕은미국이 즉각 개입해 이스라엘의 라말라 침공을 중지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3대 정파 가운데 하나인 팔레스타인민주해방전선(DELP)는 아랍지도자들이 아라파트 수반의 봉쇄를 해제하고 미국의 이스라엘과 공모행위를 분쇄할것을 요구했다. 이집트의 아흐메드 마헤르 외무장관은 이틀 전 이집트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항의했다면서 아랍-이스라엘 평화협상의 주요 후원자인 미국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의 무대응을 호되게 꾸짖었다. 마헤르 장관은 국영TV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 개시 후 강한 입장을 취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어떠한 입장도 보지 못했다"면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하거나가할 수 있길 원치 않지만 누군가 이스라엘을 구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을 자위차원에서 단행했다고 평가하고 아라파트 수반이 평화를 위해 좀 더 노력해 줄 것을 요구해 아랍세계의 분노를 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랍권 국가의 대(對)이스라엘 제재조치는 아직 구두선에 그치고 있어 일반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이스라엘의 침공에 분노한 아랍인들은 새로운 소식을 접하려고 커피숍에모여들거나 거리로 몰려나가 정부가 단호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PA청사를 점거한 29일 이후 아랍에서 연일 시위가 발생하고있다. 이집트 학생 수만 명은 "아랍 군대는 어디 있는가"라는 슬로건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는 등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요르단, 레바논, 모리타니, 오만 그리고 수단에서 벌어졌다. 모리타니에서는 경찰이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난하는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최루탄을 발포했으며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는 2천여 명 이상의 시위대가 "아랍은 충분히 모욕을 받았다"고 외쳐댔다. (암만.카이로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