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말레이시아에 최악의 연무(煙霧)사태를 일으켰던 엘니뇨 현상이 5월에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레이시아 기상국이 23일 밝혔다. 기상국의 한 대변인은 "말레이시아에서 5-10월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65%"라면서 "엘니뇨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지난번 사례를 감안하면 건조한날씨로 인한 화재로 연무가 뒤덮고 가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이번 엘니뇨 현상은 산불로 인한 거대 연무로 93억달러의 경제손실과 교통, 건강문제를 유발한 1997년 엘니뇨 현상의 재판(再版)이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나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5년 전과 달리 추가 대비책을 마련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화장(火葬)과 종교행사를 제외하곤 공개적으로 불을 지르는 행위를 금지했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해류 역류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남미 해안에서는 고온,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집중호우 그리고 남아시아 등에는 가뭄, 홍수, 서리 그리고 산불등의 기상이변을 유발한다. 앞서 미국의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이달 초 "엘니뇨 발생을 위한 상황이 꾸준히 전개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콸라 룸푸르 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