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1일 민간 여객기 4대를 탈취한 후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국방부 청사 등에 충돌 테러를 가한 범죄 용의자 9명의 신원을 14일 공개했다.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로버트 멀러 FBI 국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여객기 공중납치에 관해 유력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 100여명의 명단을 각 항공사와 지방경찰국 등 1만8천여 곳에 보냈다고 말했다. 신원이 공개된 19명 가운데 7명은 조종사로 공중납치한 여객기들을 조종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멀러 국장은 이들 가운데 오사마 빈 라덴의 조직과 연계된 사람이 포함됐는 지에 대한 언급은 회피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갑부 테러리스트 빈 라덴을 이번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테러범들의 이름은 모두 아랍계로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등 미국에 거주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들이 다수 포함됐으며 2명은 미국 비자를 갖고 있고 이중 한 명은최종 주소가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표시돼 있다. 멀러 국장은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제보 등 3만6천여건을 수사하고 수 백명을 면담했으며 수색 영장 30여건과 소환장 수 백건이 발부됐고 컴퓨터와 문서들도 압류했으나 현재 FBI에 의한 체포는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FBI가 신문하려는 100여명의 명단은 이날 오전 하달됐으나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