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광우병에 감염된 젖소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국민은 적어도 일본만큼은 광우병의 안전지대라고 믿어왔기 때문인 듯 광우병 감염소식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향후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농수성은 "지금 단계는 광우병 감염이 의심되는 정도이지, 최종 판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며 "특히 사람에게 감염될 우려가 전혀 없다"고 파문확산을 차단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일본 열도를 강타한 광우병 쇼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소비자단체 = 일본 소비자단체들은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소비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 정부에 대해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본소비자연맹의 도야마 요코(富山洋子) 대표운영위원은 "사료, 사육방법 등을 확실하게 조사해서 철저한 원인규명을 해야 한다"며 "특히 광우병에 걸린 젖소에서 짜낸 젖의 출하 경로와 판로를 소비자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맹측은 농수성이 쉬쉬하면서 공개를 꺼리고 있는 문제의 축산농가와 사육방법을 공개하라는 내용의 질의서를 농수성에 제출할 방침이다. 또 도쿄(東京)도 지역부인단체연맹측도 "일본에서는 검역이 확실히 이뤄질 것으로 믿었고, 그래서 유럽의 광우병을 강건너 불보듯 했다"며 "소비자들을 위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산농가 = 축산농사는 이번 광우병 사태로 국산소 값이 폭락할 것을 걱정하는 등 벌써부터 시름에 잠겨 있다. 지난해 구제역 파동으로 홍역을 치렀던 미야자키(宮崎)현의 한 축산업자는 "이제 구제역 파동이 1년을 넘어 소값이 오르려 하는데 이번 사건으로 허사가 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급 소 산지로 알려진 미에현(三重)현의 축산업자들도 "지금까지 다른 나라의 일로만 생각해 왔는데 걱정스럽다"며 "어떻게 해든 파문이 확산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 일본 중.저가 외식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햄버거 체인점과 규통(쌀밥에 쇠고기를 얹은 덮밥식 일본 음식) 업계는 이번 광우병 사태가 몰고올 충격파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햄버거 체인점들은 "재료로 사용되는 고기는 광우병에서 안전한 국가로부터 들여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일본 맥도날드측은 "우리가 사용하는 고기는 전부 호주 산"이라고 밝혔으며, 롯데리아측도 "호주산과 미국산이 전부"라고 말했다. 또 대형 규통업체인 '요시노(吉野) D & C'측도 "우리는 전부 미국산을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검사가 엄격한 만큼 안전상에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병원성 대장균인 O-157만으로도 엄청난 소란이 빚어졌던 만큼 업계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유가공업계 = 메이지(明治) 유업측은 광우병 소식이 전해진 직후 생유(生乳) 구입, 품질관리, 영업 등 각 분야 담당자들을 소집, 대책회의를 가졌다. 메이지 유업측은 일단 '우유는 안전하다'는 농수성의 발표를 토대로 향후 소비자를 상대로 한 홍보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유가공 업체 관계자는 "우유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돼 매상감소가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