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일 오후 취임 후 첫유럽 순방에 나선다. 부시 대통령은 6일간 5개국을 방문하는 이번 순방에서 유럽 동맹국 및 러시아 지도자들과 미사일방어와 무역, 환경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유럽 담당 국장을 역임한 앤터니 블린켄 씨는 "부시 대통령에 대한 유럽의 인식은 별로 좋은 편이 아니다"며 "이들이 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도록 만드는 것이 이번 방문의 과제"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11일 저녁 순방 길에 올라 취임 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며 벨기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과 스웨덴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스페인과 폴란드에도 들를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 환경문제나 미사일방어 등 주요 현안에서 획기적인 성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이번 방문의 목적은 동맹국 지도자들과의 유대 강화라고 밝히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장관들은 교토의정서 불이행 방침이 유럽과 갈등을 빚은 사태를의식한 듯 지난주 갑자기 지구온난화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주장해 유럽과 환경문제를 협의할 의향을 내비쳤다. 미사일방어도 이번 순방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방어 계획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며 유럽 동맹국들도 미사일방어가 새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슬로베니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양국의 핵무기 감축방안과 미사일방어 계획 등 `새로운 안보구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밖에 미국 농산품에 대한 EU의 관세 부과 등 무역문제와 나토 확대에 대한 러시아의 반대, 사형제도, 발칸지역 평화유지, 이라크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 등도 이번 순방에서 주요 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