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국 상황이 동남아시장에 호재라는 반증이 미국 채권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시모토총리가 사퇴를 밝힌 13일, 30년만기 재무부채권(액면가 1천달러)
값이 9.68달러 빠졌다.

꽤 큰 낙폭이었다.

수익률(금리)은 전날 연5.621%에서 5.686%로 올라갔다.

이유는 간단했다.

동남아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에서였다.

시장에선 차기 총리가 누가 되든 일본의 경제개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강하다.

당분간 정치공백이 있기는 하겠지만 결국엔 경제개혁이 가속화되고
그 결과 일본주가와 엔화를 필두로 동남아주가와 통화가치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남아시장이 회복되면 미국채가격은 떨어지는 게 지금 국제금융시장의
역학관계이다.

동남아시장이 안정되면 이곳에서 돈이 덜 빠져나간다.

자금이 다시 들어올 수도 있다.

이는 곧 미국채권에 대한 투자감소로 이어져 국채가격하락으로 귀결된다.

미국채의 인기가 시들해지게 되는 것이다.

올들어 동남아금융시장이 극도의 혼란에 빠지자 많은 자금이 미국채로
옮겨갔다.

미국채는 명실공히 지구 최후의 안전도피처.

이에 따라 미국채수익률은 최근 연5.57%까지 하락, 사상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미국채값이 떨어진데는 러시아금융시장의 회복도 한몫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