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에서 ''Mr.엔''으로 통하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56) 일본 대장성
국제금융국장이 15일 국제담당차관으로 승진한다.

이제 국제금융시장은 그의 일거수일투족까지 관심을 기울여야 할 판이다.

실무책임자 수준에서 정책결정권자로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본지 6월30일자 5면, 7월5일자 8면 참조)

국제금융국장이 대장성 서열 2위자리로 발탁된 것은 이례적으로 하시모토
총리의 절대적인 신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게 관측통들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95년 8월 1달러=80엔대 엔고상황을 1백20엔대로 끌어내려 일본
경제를 기사회생시킨 주인공.

이번 인사는 일본경제가 본격 회복국면으로 돌입하기 위해서는 엔의 안정이
필수적이라는 일본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카키바라는 65년 도쿄(동경)대 경제학부 대학원을 졸업한뒤 미국 유학을
떠났다.

미시건대학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고 IMF에서 4년간 근무했다.

미국에서의 생활과 이때 미국 관.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만든 것이 오늘날의
Mr.엔을 만들었다.

서머스 미국 재무차관이나 월가의 큰손 조시소로스등이 중심 인맥이다.

95년 5월 과도한 엔고로 고민하던 대장상이 대미관계를 고려, ''미국통''인
그를 기용한 것.

"사카키바라는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할수 있는 사람이다.
대장성관리중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전 대장성
차관 교텐)

그러나 막상 대장성 내부에서의 평가는 낮은 편.

미국적인데다 언행이 직설적인 편.

관리들이 주로 입는 검은색 양복과 흰색 셔츠보다 베이지양복과 초록색
셔츠를 즐겨 입는 것도 대장성에서는 ''튀는 행동''이다.

그는 오후 7시만 되면 퇴근한다.

그래서 부하직원에 인기가 높다.

일벌레이기를 거부하고 조직과 자신을 동일시 하지 않는게 그의 평소
신조다.

일본의 경제가 다시 되살아나고 엔의 위상도 커지고 있는 지금 사카키바라
의 한마디는 달러를 손에 쥐고 흔드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FRB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 만큼 국제경제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 같다.

<장진모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