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박상현, 매치플레이 3연승…16강 티켓 가장 먼저 따냈다
‘베테랑’ 박상현(40·사진)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에서 16강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 박상현은 2일 충북 충주 킹스데일GC(파72·7323야드)에서 열린 조별리그 3경기에서 전성현(30)을 상대로 6&5(5홀 남기고 6홀차) 대승을 거뒀다. 3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 대회는 코리안투어에서 유일한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64명이 출전해 4명씩 1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른 뒤 각 조 1위가 16강에 진출한다. 그 뒤 8강전부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해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까지는 나흘 동안 7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이 펼쳐진다.

박상현은 전날 두 번의 라운드를 하루에 소화하는 강행군을 치렀다. 박준섭을 1홀 차, 이승택은 4홀 차로 꺾었지만 체력적 부담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3경기에서 박상현은 불혹의 나이가 무색하게 펄펄 날았다. 행운도 따랐다. 첫 홀에서 전성현이 두 번의 티샷을 모두 OB구역으로 보내면서 순조롭게 승리를 챙겼다. 이후 전반에만 4개 홀을 이기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12번홀(파4)과 13번홀(파3)에서는 연속으로 승리를 따내면서 5개 홀 남기고 6홀 차 대승을 거뒀다.

매치플레이는 골퍼에게 극한의 체력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경험도 중요하다. 코리안투어 통산 11승 보유자인 박상현은 이번 대회 참가자 가운데 우승경험이 가장 많다. 경쟁자에 비해 약점인 체력을 노련함으로 커버한 셈이다. 박상현은 “1 대 1 승부로 펼쳐지는 매치플레이에선 내가 먼저 좋은 흐름을 타면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이날 1번홀 승리가 결정적인 흐름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출전자 가운데 가장 먼저 16강에 깃발을 꽂으면서 박상현은 생애 첫 ‘매치 킹’에 도전한다. 그는 “매 홀에서 승부를 펼치는 만큼 버디를 잡는 것보다 위기상황에서 리커버리(회복)를 잘하는 데 포커스를 두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파를 놓쳐 홀을 내주면 그다음 홀에서 안 좋은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올 시즌 개막전 우승자인 고군택(24)도 이날 백석현(33)을 1홀 차로 꺾으며 16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