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명인열전에 '찬물'…마스터스 입장권 가격 뚝뚝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입장권은 ‘하늘의 별 따기’란 말을 들을 만큼 구하기가 어렵다. 가격도 상상을 초월한다. 2016년 마스터스 1라운드 관람권은 인터넷에서 3616달러에 거래됐고 2018년에는 4475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급반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이다.

12일 미국 스포츠 티켓 거래 전문 인터넷 사이트 스텁허브에선 2020 마스터스 1라운드 관람권이 145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080달러짜리 관람권도 나왔다. 마스터스는 다음달 9일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나흘간 열릴 예정이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한다.

미국 남자프로골프 대회는 ‘우즈 효과’가 뚜렷하다. 우즈가 출전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티켓값이 천정부지로 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그랬다. 지난 1월 1주일 통용 입장권 가격은 1만4500달러까지 올랐다. 개막일에 가까울수록 더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지난해 마스터스 입장권은 1주일 전에 1만8500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3월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마스터스 월요일 연습 라운드 관람권이 650달러에서 400달러로 내렸고, 인기가 높은 수요일 연습 라운드 관람권 역시 1270달러에서 650달러로 뚝 떨어졌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다.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자 티켓 가격까지 영향을 받은 것이다. 마스터스 측은 “대회는 예정대로 열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스터스 대회 관람권은 평생회원인 패트런(patron)에게 1차 배분된 후 나머지만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추첨 방식으로 판다. 오거스타는 패트런들에게 편지를 보내 “절대 유통하지 말라”는 엄포도 놓지만 표는 이런저런 루트로 시장에 나온다.

티켓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지난해 텍사스의 한 가족은 다른 사람들의 이름을 사용해 마스터스 티켓 추첨에 중복 응모했다가 적발돼 기소되기도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