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이 1940년대 이후 최장기 약세장(베어마켓)을 끝내고 강세장(불마켓)에 진입했다.

S&P500은 8일(현지시간) 전날보다 0.6%(26.41포인트) 오른 4293.93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6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종가는 2022년 10월 12일 기록했던 저점(3577.03)에서 20% 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라 S&P500은 공식적인 강세장에 진입했다. 기술적으로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 20% 이상 상승하면 강세장이라고 본다.

S&P500은 248거래일 동안 약세장에 있었다. 이는 1948년 5월 15일까지 이어졌던 484거래일간의 약세장에 이어 가장 긴 기록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번 약세장을 제외하고 미국 증시의 평균 약세장은 142거래일간 지속됐다.

또 S&P500이 약세장 저점에서 빠져나오는 데는 평균 61거래일이 걸렸는데, 이번엔 164거래일이나 소요됐다. 이 역시 191거래일이 걸렸던 1958년 7월 25일 이후 최장기간이다.
사진=WSJ, 팩트셋
사진=WSJ, 팩트셋
S&P500이 약세장을 벗어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경제가 시장의 우려와 달리 깊은 침체에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작년 3월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돌입하자 미국 증시는 고꾸라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의 소비 및 노동 지표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침체 우려가 줄어들고 주가는 반등했다.

올해 3월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으로 은행 위기가 발생했지만, 미국의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 종목이 미국 증시의 새로운 강세장을 이끌었다. Fed의 금리인상이 거의 정점에 가까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았던 종목이 반등할 여지도 남아있다.

다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S&P500은 2022년 1월 3일 최고가인 4795.56보다는 여전히 10% 낮다. 또 소수 대형 기업이 삐끗하면 전체 지수가 흔들릴 수 있다. 5월 한 달간 S&P500은 0.2% 상승했는데 상위 10대 종목 주가가 8.9% 오른 반면 나머지 490개 종목은 4.2% 하락했다. 테슬라는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JP모간체이스의 기술 전략 책임자인 제이슨 헌터는 "지난해 8월 S&P500이 4300선을 향해가다 하락한 것을 보면 이번 상승이 지속 가능한지는 불분명하다"며 "우리는 분기점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이날 1.02%(133.63포인트) 상승한 1만3238.52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이미 강세장에 진입했으며 작년 12월 28일 저점 대비 지금까지 29.6% 올랐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