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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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임차보증금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 조항’이 명시됐다. 이에 따라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등 확정일자부에 기재된 정보, 국세징수법 및 지방세징수법에 따른 납세증명서 등을 임차인에게 제시해야 한다.

법 개정 전에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는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야만 확정일자 부여기관에 확정일자부에 기재된 정보(임대인의 납세정보 제외) 제공을 요청할 수 있었다. 또 해당 주택의 임대인 또는 임차인 등 현재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만이 당사자가 요청하는 경우 해당 주택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개정법에 따르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반드시 임대인이 해당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를 할 때에 임차주택(대지 포함)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해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입, 전입신고 그리고 확정일자(우선변제권)를 갖추면 해당 주택의 경매나 공매에서 후순위권리자보다 우선해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선순위 권리자가 있는 경우 임차인은 해당 주택의 경매 또는 공매 시 그 매각 대금에서 보증금을 우선해 변제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임차인은 계약체결 시 해당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나 다세대가 아닌 다가구주택은 하나의 주택으로 취급된다. 해당 주택의 경매나 공매가 진행되면 그 낙찰대금은 다른 선순위 권리자 및 해당 주택을 임차하고 있는 전체 임차인의 우선순위를 따져서 그 순위에 따라 변제가 된다. 따라서 등기부상 나타나는 다른 권리자 외에 다른 임차인의 확정일자 등을 미리 확인해야 추후 해당 주택에 대한 경매 등이 진행되더라도 본인의 보증금을 선순위로 변제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임대인의 지방세 체납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행법은 지방세의 우선 징수 규정을 둬 해당 주택에 부과되는 지방세는 법정기일에 상관없이 임차보증금보다 우선 변제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임대차계약 체결 시 임대인의 지방세 체납 여부를 확인하지 않으면 임차보증금 회수가 어려울 수도 있다. 다만 최근 지방세법 개정으로 경매 또는 공매로 인한 매각 절차 진행 시 해당 주택에 부과된 재산세 등 지방세의 배분 예정액 중 주택임차권의 확정일자 이후 법정기일이 성립한 부분에 대해서는 임차인의 주택임차보증금이 우선 배분되도록 했다. 임차인의 확정일자가 지방세의 법정기일보다 선순위인 경우 임차인은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전·월세 계약 때 선순위 임차인, 납세 정보 등 집주인이 알려줘야
국세의 경우에도 국세기본법 개정으로 올해 4월 1일부터 일정 요건 충족 시 해당 주택의 경매 또는 공매 시 매각대금을 국세보다 임차보증금에 우선 배당한다. 그러나 여전히 국세나 지방세의 경우에도 임차인의 확정일자 순위에 따라 경매나 공매 시 우선변제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체납사실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곽종규 KB증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