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한 K엔터…美에 ETF도 상장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는 성장 중인 산업에 투자할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동시에 오르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업 간 경쟁이나 기술력 차이에 의한 주가 차별화보다는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질 때 ETF는 그야말로 아주 유용한 수단이다.

그런 조건에 걸맞은 테마 ETF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엔터 시장 규모가 큰 미국의 빌보드 메인 차트에 한국 아이돌 그룹이 진입하는 빈도수가 잦아지고 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글로벌 비즈니스화하며 체급을 키우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미국 시장에도 작년 8월 말 한국 엔터테인먼트 테마를 주제로 한 테마 ETF가 상장됐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지수나 업종이 아닌 특정 테마가 상장됐다는 것은 한국의 대중문화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투자 테마로 삼을 만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종목코드는 ‘KPOP’이고 종목명은 ‘KPOP & Korean Entertainment’ ETF다. 이름처럼 한국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에 투자한다. 현재 약 38억원의 총자산 규모를 갖추고 있다. 운용보수는 연 0.75%다. 종목별 보유 비중은 엔터주(하이브 12%, JYP엔터 11%, SM엔터 10%, YG엔터 5%), 플랫폼(카카오 9%, 네이버 9%), 콘텐츠 제작(위지윅스튜디오 5%, 스튜디오드래곤 5%) 등이다. K팝 관련 회사 비중이 높기 때문에 K팝 관련 모멘텀에 집중하는 ETF라고 할 수 있다.

KPOP ETF는 연초 한국 증시 반등과 더불어 국내 엔터주 지배구조 이슈가 맞물리며 투자자 관심과 매수세가 쏠렸다. 최근 차익이 실현되며 연초 이후 4% 수준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도 미디어·엔터 테마 ETF가 상장돼 있으나 플랫폼과 게임주, 엔터 주식 비중을 어떻게 구성했는가에 따라 KPOP ETF와의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달러로 한국의 K팝 테마의 성장성에 베팅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3개월 평균 거래량이 800주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