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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김민균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배분본부장

주요 변수인 이자율, 크레딧 스프레드, ISM 지수의 향방을 주목해볼 필요
상대적으로 가시성 높은 변화 요인에서 기회를 찾아야

[마켓PRO]"향후 알아야할 세가지 시나리오...이 지표를 주목해라"



올 초 시장은 연준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경제 지표들과 함께 연착륙을 기대하며 강한 상승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3월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으로 금융 시장 내 신용 스트레스가 급부상했고, 이와 비슷한 부실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뉴스들이 혼재하는 지금, 투자에 대한 재점검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

현재 시장을 둘러싸고 투자자들의 의견은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유형들을 다음의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해보았다.

시나리오 1) 쉽게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
이 시나리오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경직적인 모습을 보일 것을 가정한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은 매파적으로 유지될 것이며, 이는 주식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투자자들은 원자재(원유 및 금 모두)를 매수하고, 달러와 선진국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등 주식시장에 보수적인 전략을 선호한다. 이 시나리오의 실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원자재 가격 및 인플레이션 지표와 함께 최근 하락한 이자율의 반등 여부를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마켓PRO]"향후 알아야할 세가지 시나리오...이 지표를 주목해라"
시나리오 2) 경기침체
두 번째는 경제가 이미 둔화하고 있으며 올해 내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하는 시나리오다. 침체 상황에서는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수익성이 높은 양질의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앞선 시나리오와 마찬가지로 주식 시장의 약세를 예상하지만,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1번 시나리오만큼 매파적으로 보진 않는다. 이 시나리오 하에서는 선진국 채권과 금을 매수하고, 선진국 주식과 달러 비중을 축소하는 거래가 선호되며, 기업들의 신용 위험을 측정할 수 있는 크레딧 스프레드와 대출에 대한 수요 및 은행의 실적발표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나리오 3) 경기 사이클의 연장 및 신흥국 경기 회복
마지막은 미국 경제와 신흥국의 지속적인 강세를 예상하는 시나리오다. 미국 경제는 큰 침체 없이 완만한 성장 회복을 보일 것이며, 중국의 경기 반등으로 신흥국 시장 역시 모멘텀 회복을 예상한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연준의 통화 정책은 큰 결정 요인이 아니며, ISM 지수와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핵심 동인이 된다. 이때 투자자들은 선진국 또는 신흥국 주식을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추가적인 경제 지표가 계속해서 발표되면, 위 3가지 시나리오 중 실현되는 한 가지 시나리오가 구체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수렴되어 가는 시나리오가 보이면, 그에 맞는 투자전략으로 점차 방향성을 조정해가야 할 것이다. 다만 주식과 FX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FX 측면에서는 앞선 세 시나리오 모두 달러의 약세에 대해 준 일률적인 합의가 존재하며,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의 기대보다 늦다면 급격한 포지션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가시성이 높은 두 가지 변화 요인

앞선 시나리오들을 구성하는 주요 변수들의 향방을 예측하기엔 쉽지 않다. 하지만 보다 상대적으로 가시성이 높은 변화 요인도 존재한다.

첫째로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은행들의 자발적인 신용 긴축과 함께 은행업종에 대한 규제 강화가 예상된다. 현재 미국 중소 지역은행들의 예금은 대형은행이나 이자가 높은 MMF 등으로 유출이 지속되고 있고, 이에 은행들의 대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당분간 미국 실물 경기는 취약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압력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 긴축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수익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해 구조조정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탈세계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조정은 향후 국가 안보와 전략 산업을 결정지을 중요한 이벤트이며, 기업들 역시 이 변화에 빠른 적응력과 회복력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IRA, CHIPS법 및 초당적인 기반 시설법 등 엄청난 정부 지출이 들어가는 부문에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여러 개로 재편된다는 점은 분산투자의 관점에서 중국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국의 고용 회복과 높은 저축률을 감안하면 향후 소비의 반등 방향성이 명확하고, 리오프닝 데이터의 추세 역시 이를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