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 팔았으면 끝난 거 아냐?"…에코프로 개미들 '술렁'
"임원이 매도했으면 끝났지", "임원 매도는 매도 비중과 상관없이 주가가 고점이라는 신호"-네이버 종목토론방 게시글

에코프로그룹주의 종목토론방이 떠들썩하다. 올해 들어 주가가 폭등한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임직원의 주식 매도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통상 회사 사정에 밝은 내부자의 주식 매도는 주가 고점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18일 오후 2시 2분 현재 에코프로는 전일 대비 5000원(0.81%) 내린 61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에코프로비엠도 1%대 약세를 띠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날 박모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이 지난 13일 1924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0.01%에 해당하는 규모다. 처분 단가는 주당 60만7604원이다.

일부 에코프로비엠 계열사 임원들은 에코프로비엠 주식 매각에 나섰다. 허모 에코프로에이피 대표는 지난 10일 에코프로비엠 주식 1만1220주를 주당 28만5995원에 팔았다. 김모 에코프로에이치엔 사외이사는 지난 12일 500주를 매각했다. 매도 단가는 29만8000원이다. 반면 김모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내이사는 지난 7일 400주를, 10일 200주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 취득단가는 각각 25만4250원, 27만1250원이다.

최근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의 폭등을 고려해 매도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공시에 따르면 주식담보대출 계약 연장 등이 처분 사유이며, 매도 규모도 크지 않다. 하지만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최대주주나 임원들의 지분 매각은 통상 고점 신호로 받아들여져 온 만큼 투자자들은 주가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에코프로는 499%, 에코프로비엠은 219% 급등했다.

심지어 주가가 과열 현상을 보인다며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도 나온 상황이다. 지난 12일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가치를 넘어섰으며, 주가 추가 상승을 위해 필요한 것은 2030년을 반영하기 위한 시간의 경과 그 자체"라며 "2030년 실적을 주가에 반영하려면 당분간 중기 실적을 확인해 가는 상당한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대한 기업이나 현재 좋은 주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도 2027~2030년 실적까지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양극재 산업 내 가장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대 생산능력을 확보한 1등 업체로 좋은 기업임에는 틀림 없다"면서도 "지금의 주가 흐름은 이른 바 유튜브발 FOMO(소외증후군) 주식이 돼버린 탓에 기업 본연의 가치와 밸류에이션을 무시한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기관과 외국인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대거 팔아 치우고 있다. 이달 들어(4월 3~17일) 기관 순매도 상위 종목 2위는 에코프로(1324억원), 3위는 에코프로비엠(841억원)이 차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 1위는 에코프로(1595억원)였다.

에코프로그룹 임원들의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주식 매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 본부장은 지난달 17일에도 에코프로 주식 2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44만원이다. 김병훈 에코프로 대표는 지난 2월 28일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2만1000주, 지난달 8일에는 5000주를 팔았다. 매도 단가는 각각 15만9857원, 21만원이다. 매각 대금을 합치면 약 44억700만원 규모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