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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은행 신중론…대출 축소 전망에 신용 경색 우려
유럽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도, 5월 25bp 인상 예상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유럽에서 신용 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가 대출 축소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번 은행권 위기가 당장 유럽 경기에 큰 타격을 주진 않겠으나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에 변화를 가져다줄 가능성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번 은행권 위기가 유럽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ECB와 영국 중앙은행(BOE)은 향후 몇 달간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 SVB와 크레디트스위스(CS) 등 글로벌 은행들이 연이어 무너지면서 대출 축소에 따른 신용 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미 소비·투자 위축 우려가 나온 가운데, 최근의 문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같은 전면적 금융위기 상황은 아니더라도 신용 경색과 은행권 불안에 따른 세계 성장률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영국 등 유럽 지역의 은행들이 대출을 약 10%포인트 줄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유럽 지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3%, 영국에선 약 0.5% 감소될 것으로 봤다. 금융기관부터 돈이 돌지 않아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아직까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대출이 축소됨에 따라 신용 가용성이 낮아지겠으나 과거 글로벌 금융 위기 때 대출을 50%포인트 축소한 것에 비하면 아직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ECB 통화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는 ECB가 오는 5월 금리 인상에서 기존 전망치인 50bp(bp=0.01%포인트)가 아닌, 25bp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6월에 25bp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유동적인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근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면서 "만약 은행권 위기 지속되거나 심화될 경우 ECB와 BOE의 금리 인상도 조기에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