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스모신소재
사진=코스모신소재
2차전지 업체인 코스모신소재는 한때 세계 1위 비디오테이프·카세트 기업인 새한미디어의 후신이다. 공중분해 위기를 여러 번 겪은 코스모신소재는 2차전지 사업에서 역량을 발휘하면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최근 3년 새 ‘몸값’도 20배가량 뛰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모신소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4856억원, 325억원을 거뒀다. 전년에 비해 각각 58.8%, 49.0% 증가한 것으로, 모두 사상 최대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54억원으로, 작년보다 70.4% 증가할 전망이다.

실적이 큰 폭 늘어나면서 기업가치도 20배가량 불어났다. 코스모신소재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2조9180억원이다. 3년 전인 2020년 3월 19일에는 1447억원에 불과했다.

비운의 새한미디어, 배터리로 '화려한 부활'
코스모신소재의 전신인 새한미디어는 1967년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의 차남인 이창희 회장이 세운 회사다. 비디오테이프로 세계를 휩쓸기도 했지만 이 시장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유동성 위기까지 겪었다. 결국 2000년 5월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 회사는 2010년 범GS가(家) 코스모그룹에 인수되면서 2차전지 회사로 변신했다.

코스모그룹은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손자이면서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경수 회장이 이끄는 회사다. 새한미디어는 이후 코스모신소재로 이름을 바꾸고 코스모그룹에 안착하는 듯했다.

하지만 2차전지 사업을 하던 이 회사는 2012~2015년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라 차입금 조달을 늘리면서 이자 비용 부담도 커졌다.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한 코스모그룹은 코스모신소재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이후 코스모신소재는 2차전지 양극재 소재 기술을 갈고닦으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이 회사는 2016년 흑자로 돌아섰고, 2019년 코스모그룹에 재인수됐다. 2차전지 양극재 판매가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들어가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생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NCM 양극재 생산 기술력을 앞세워 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제품을 개발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