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내년부터 본격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위성방송 사업자’가 아니라 ‘콘텐츠 기업’으로 회사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9일 신한투자증권은 스카이라이프에 ‘매수’ 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를 1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이 종목을 커버리지에서 제외(투자의견·목표주가 제시 중단)한 지 14개월 만에 분석 대상에 다시 포함한 것이다. 스카이라이프의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각각 8.3%, 23.6%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는 자회사 스카이TV를 통해 ENA 등 12개 방송 채널을 거느리고 있다.
재방송 채널에 불과했던 ENA는 ‘나는 솔로’ ‘강철부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의 성공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내년에는 김태호, 서혜진 등 스타 PD의 예능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한다. 광고단가는 tvN의 3분의 1 정도여서 광고 매출을 높일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날 스카이라이프 주가는 전날보다 6.56% 오른 9100원을 기록했다. 최근 한 달 새 10.98% 반등했다.
중국이 3년 만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다. 올해 주식시장을 주도한 2차전지, 방산 등 ‘태조이방원’ 테마주가 급락하고 유통, 콘텐츠, 카지노 등 중국 관련주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2차전지 차익실현 물량 쏟아져9일 삼성SDI 주가는 6.93% 내린 64만5000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3.01%), LG화학(-6.42%), 엘앤에프(-6.03%)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핵심 고객사인 테슬라의 생산 감축, 경기 침체에 따른 전기차 판매 감소 우려 등이 겹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분석이다.태양광, 방산, 조선 업종도 약세를 보였다. 한화솔루션과 현대에너지솔루션은 2%대 낙폭을 기록했다. LIG넥스원(-3.78%), 한국항공우주(-0.54%) 등 방산주도 조정받았다.반면 중국 관련주는 큰 폭으로 올랐다. 리오프닝에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까지 겹치면서다. 이날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각각 16.3%, 10.21% 폭등했다. LG생활건강도 6.33% 올랐다. 호텔신라, 파라다이스 등도 최근 한 달 사이 20% 가까이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이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면서 중국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유통주 상승 여력 충분”증권업계는 내년 3분기 중국의 해외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한한령 해제가 이뤄질 경우 2017년부터 금지된 단체관광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면세, 유통, 카지노 관련주는 최근 한 달간 20~30% 올랐지만 상승 여력이 더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수준까지 주가가 회복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과 내년 예상 실적을 비교하면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이 아직 많다”고 말했다.코로나19 기간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인 업체들은 상승 폭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라다이스, 호텔신라 등이 대표적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몸집을 가볍게 한 업체들은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나며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실적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키움증권은 롯데관광개발, JYP엔터, 디어유, 스튜디오드래곤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제주도에서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내년부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중국 콘텐츠 시장 진출 기대가 커지고 있다.삼성증권은 호텔신라를 최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중국인 관광객 유입을 계기로 비용 감축 효과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가는 이날 종가 대비 19% 높은 9만5000원으로 제시했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증시 약세와 투자심리 악화로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돈을 빼고 있지만 ‘빚투’는 최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돈을 빌려 증시에 뛰어든 투자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6조6786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초 71조원 규모에 달했으나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꾸준히 줄어들었다.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지만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거래하는 신용거래 규모는 최근 늘어나고 있다. 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7조3627억원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16조3342억원)과 비교해 1조285억원 증가했다. 신용융자 잔액은 올해 증시 약세로 연초 23조3284억원에서 10월 18일 15조9621억원까지 줄었지만, 지난달 증시 반등세를 타고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문제는 최근 증권사 신용거래 이자율이 연 10%를 넘기면서 투자자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91일 이상 신용융자의 이자율을 기존 연 9.8%에서 연 10.1%로 올렸다.유안타증권은 오는 26일부터 91일 이상 신용융자 이자율을 등급에 따라 연 10.1~10.2% 수준에서 적용할 예정이다.코스피지수가 10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차이나 런’(글로벌 투자자금의 중국 이탈 현상) 등으로 반등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높은 이자율을 감수하면서 신용거래를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 증시 상승세가 다시 꺾이면서 투자자의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빚투’를 주로 한 종목들의 변동성이 커진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융자 잔액 비율이 9.46%에 달하는 한미글로벌의 경우 최근 1개월간 주가가 32.44% 급락했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신한금융지주 계열 지방은행인 제주은행 주가가 또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이력도 있어 무분별한 추격 매수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9일 제주은행 주가는 전날보다 7.54% 오른 1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KB금융(4.37%) 하나금융지주(3.68%) 우리금융지주(3.19%) 등 모든 은행주가 올랐지만 상승세가 유독 강했다. 지난달 내내 8000원 선을 맴돌던 제주은행 주가는 10거래일 동안 31.5% 급등했다. 개인은 순매도, 기관은 순매수를 이어갔다. 하루에만 22% 뛰었다가 다시 14% 주저앉는 등 주가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금융권에서는 제주은행의 주식 유통비율(20%)이 적은 상황에서 ‘매각설’이 확산하면서 주가가 출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 확장을 노린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가 이 은행을 인수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진 적도 있다. 지난 2일에는 한국거래소가 ‘스팸 메시지 과다 살포’를 이유로 제주은행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제주은행 매각설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제주은행 시가총액이 3390억원에 불과해 팔아봤자 신한금융에 재무적 이익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