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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에 미국 반도체 종목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기업도 나왔다.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타기 위해선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일 대비 3.29% 내렸다. 지난 27일과 28일 잠깐 반등하다 3일 만에 하락했다. 하락폭은 이달 들어 두 번째로 크다. 엔비디아(-4.05%), AMD(-6.17%), 인텔(-2.76%) 등 미국 반도체주들은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PC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게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사모투자사 서스퀘하나는 PC 판매 둔화가 개인을 넘어 기업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토퍼 롤란드 서스퀘하나 애널리스트는 “노트북 및 PC 출하량은 계속 감소해 현재 전년 대비 각각 -20%, -17%에 달한다”며 “엔비디아, AMD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밑도는 기업도 나왔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6~8월(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66억4300만달러(약 9조4626억원)로 컨센서스인 72억4773만달러(약 10조3241억원)에 비해 8% 이상 낮다. 전년 동기 대비 23.13% 감소했다. 실적 부진에 주가는 전일 대비 2% 가까이 내렸다.

증권가에선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타기 위해 매크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공급 조절 전략과 금리, 물가 등 세계 경제 지표 변화가 주요한 변수라는 설명이다.

박성순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수요는 약하고 재고는 많은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어떤 공급 전략을 꺼내는지에 따라 업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고금리, 고물가 등 불안한 경제지표는 소비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며 “매크로 환경 개선이 반도체 기업 주가 반등을 이끌 것”이라 덧붙였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