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이익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올라가고 있지만, 중견·중소기업들의 전망치는 낮아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징후가 뚜렷해질수록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덩치 따라 실적전망 '희비'…대기업 오르고 中企는 떨어져
반도체·휴대폰 부품 전망치 낮아져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예상 매출이 1000억원 이하인 기업 125곳의 2분기 예상 매출 합계는 5조8401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 추정치인 5조9659억원보다 2.1%가량 줄었다. 예상 영업이익 합계도 7554억원으로 한달전 보다 6.7% 감소했다.

2분기 예상 매출이 1000억~5000억원인 중견급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93개 기업의 2분기 예상 매출 합계는 22조7385억원으로 전망됐다. 1개월 전 전망치인 22조88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도 1개월 전 3조2593억원에서 3조1768억원으로 하락했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낮아진 기업 중에는 부품 및 장비 제조 업체가 많았다. 특히 하반기 업황 악화가 우려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부품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크게 낮아졌다.

반면 비교적 덩치가 큰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오히려 올라갔다. 2분기 예상 매출이 5000억원 이상인 기업 60곳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매출 전망치 합산액은 160조4798억원,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액은 6조8350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과 비교해 각각 1.8%, 8.1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2차전지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2분기 한국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158개 가운데 영업이익 전망치를 초과한 기업 수는 55.1%로 집계됐다. 그러나 중소형주의 경우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실적이 비교적 낙관적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며 “어닝시즌 후반에 중소형주들이 몰린 만큼 예상치를 밑도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하반기에는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밸류체인에서 후방에 있는 부품·장비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가도 대형주가 高高
실적 양극화는 주가 흐름에도 반영되고 있다. 깜짝 실적을 보이는 대형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소형주들은 시장 수익률을 밑도는 모양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을 담은 코스피50 지수는 지난달 1일 이후 이달 5일까지 7.66%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등락률(6.78%)을 웃돌았다. 반면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6.03% 오르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 비중이 더 큰 코스닥시장은 주가 양극화가 더 심했다. 지난달 1일 이후 코스닥 대형주 지수는 13.51% 상승했지만 코스닥 소형주 지수는 8.77%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코스닥은 11.56%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까지 과도하게 낙폭이 컸다는 인식과 함께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대형주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오고 있어 대형주 중심의 대응을 권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