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던 수소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수소법 개정안(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수소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당분간 수소 관련주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소주 일제히 반등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업체인 두산퓨얼셀은 지난 6일 12.50% 오른 3만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효성첨단소재(5.67%) 상아프론테크(5.51%) 비나텍(4.55%) 코오롱인더(2.68%) 일진하이솔루스(2.45%) 등 다른 수소 관련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4일 국회 산자위 소위에서 수소법 개정안이 통과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수소법 개정안은 청정수소 등급별 인증제와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 도입을 골자로 한다. 청정수소 사용을 중장기적으로 의무화하고 이를 위한 재정 지원을 명시했다. 수소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제 도입, 전기사업자의 수소발전량 구매 공급제, 수소발전 입찰시장 도입 등도 담고 있다. 가장 큰 논쟁 대상이었던 청정수소의 범위는 추후 시행령을 통해 구체화할 전망이다.업계에서는 그동안 수소경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수소법 개정안 통과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작년 7월 발의된 개정안이 계속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국회 본회의 의결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엔 개정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어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소발전 시장은 내년부터 별도의 공급비율제와 입찰 시장을 바탕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법·정권교체 불확실성 해소”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수혜도 기대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근 110대 국정과제에 수소산업을 포함시켜서다.전문가들은 지지부진하던 수소 관련주가 상승 동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통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반사이익으로 글로벌 수소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도 국내 수소주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다만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 상승기에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부담이 되는 만큼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이베스트투자증권은 효성첨단소재를 톱픽으로 꼽았다. 본업인 타이어보강재의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산업인 탄소섬유의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2배다.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는 태양광 단열재, 풍력 블레이드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산업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유진투자증권은 수소법이 통과하면 두산퓨얼셀의 성장성 훼손이 멈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증권사는 “올해는 물론 내년 이후 수주물량도 순조롭게 확보될 것”이라고 했다.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키움증권은 코오롱인더에 대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증설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9만4000원을 모두 유지했다.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14일 "올 하반기부터 주력 사업부문인 산업자재의 증설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라며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는 올해 9월말 베트남 플랜트가 완공되고 아라미드는 내년 9월에 증설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코오롱인더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4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대규모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필름·전자재료와 화학부문의 높은 수출 운임 등 일부 부정적인 요인 발생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비용이 제거되고 수출주에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또 타이어코드·아라미드·에폭시수지·폴리옥시메틸렌(POM) 등 캐시카우 제품군들의 견고한 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코오롱인더의 산업자재부문 연결 자회사인 코오롱플라스틱의 주요 제품인 POM은 가격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후 중국의 POM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물 공급 제한으로 수급 타이트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코오롱플라스틱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POM 스프레드 개선, 전 분기 성과급·정기보수 관련 일회성 비용 제거 및 작년 판매 법인 신설로 인한 수출 증가로 100억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60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