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스타워즈 우승자가 말하는 약세장 투자법⑤
-2022년 상반기 스타워즈 우승자 김대현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 부장
김대현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 부장. /사진=한경 DB
김대현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 부장. /사진=한경 DB
"투자의 기본적인 원칙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 그림은 회사의 비전, 사업, 재무, 성장성 등을 토대로 향후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예측하는 투자 기법입니다."

김대현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 부장은 자신만의 투자 노하우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장이 관리하는 고객 자산만 800억원에 달한다. 그는 기업 간의 밸류에이션 비교를 통해 저점에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부장은 '2022년 상반기 한경 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지난 3월 14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넉 달간의 대회에서 참가자 중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1.65%)을 올렸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3.37%, 18.19% 폭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우수한 성과다.

김 부장은 주식 투자자들이 시나리오별로 투자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만약 A기업이 신사업에 진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동종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 등 밸류에이션을 산출해 주가가 저렴한지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주식시장 진단부터 약세장을 버텨낸 투자 비법,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는 노하우 등 투자자들이 궁금할 만한 내용을 물어봤다. 다음은 인터뷰를 문답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07년 하나증권에 입사해 2011년 영업직군으로 전환했습니다. 사내 직군 전환 직원 대상 주식투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투자는 '얼마나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2022년 상반기 한경 스타워즈에선 어떤 전략으로 우승까지 하실 수 있었나요?
"12주간 짧은 대회 기간 동안 변동성이 큰 종목이 아닌, 그동안 탐방이나 스터디가 된 종목 중심으로 투자했습니다. 투자는 결국 내가 산 것보다 누군가에게 비싸게 팔아야 하는 싸움입니다. 아는 종목을 위주로 최대한 싸게 사려고 노력했습니다. 시장 낙폭이 커질 때는 욕심을 내려놓고, 하락 시 분할 매수로 대응했습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를 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선 어떤 전략을 갖고 투자해야 할까요?
"상승장에서는 외국인, 기관 등의 메이저 수급과 주도업종 테마의 흐름을 따라 고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유동장세가 끝난 상황으로, 종목 차별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을 선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장기적으로 어떤 업종과 종목이 실적을 낼 수 있는지 옥석 가리기가 필요할 때입니다.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올 하반기 증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투자자들에게 추천하는 종목이나 업종이 있을까요?
"올 상반기와 같이 하반기 주식시장도 대내외 악재로 주도업종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예정된 악재가 끝나면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부터 종목별 옥석이 가려지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는 미래산업인 자율주행 관련과 실적으로 이어지는 리오프닝 관련주, 대내외 업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하는 웹콘텐츠 분야를 좋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삼성전자 매수해야 할까요? 나아가 증시는 언제쯤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나요?
"투자는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매수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근데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과거 경험을 의존해서 투자하는 경향이 큽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수급을 기다렸다가 매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하반기 증시는 반등보단 횡보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금리인상 이슈가 끝나면 안정을 되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식을 잘하기 위한 팁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주식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투자 종목과 업종에 대한 스터디가 잘돼 있습니다. 잘 알고 있는 만큼 확실한 베팅에 나서는 것이죠. 주식을 잘하기 위해선 결국 현재 주가가 저렴한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에 따른 매매 시나리오도 준비해야 합니다. 주어진 실적, 업황, 성장성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동종 업종 기업들과 밸류에이션을 비교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나아가 아직 발굴되지 않은 종목을 사서 시장의 주목을 받을 때 매도하는 전략도 중요합니다.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되면 그만큼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있기 때문입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