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폴리오자산운용, DS자산운용과 더불어 사모펀드 운용사 ‘빅3’로 불리는 VIP자산운용이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했다. 주식형 사모펀드 운용사가 공모 인가를 받은 것은 사모펀드 1위인 타임폴리오가 2019년 7월 따낸 이후 3년 만이다. DS자산운용도 공모 인가를 앞두고 있어 연내 사모펀드 운용 빅3가 공모시장에서 맞붙게 될 전망이다.

○운용자산 3년 사이 급성장

사모펀드 '빅3'…이번엔 공모시장서 격돌
금융위원회는 20일 정례회의를 열고 VIP자산운용의 집합투자업(공모펀드 운용사) 인가를 최종 의결했다.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환매 사태 이후 공모 심사가 까다로워졌지만, 회사의 오랜 운용 경력과 탄탄한 평판을 바탕으로 인가를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DS자산운용도 작년 말 신청서를 제출하고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요건을 충족하면 인가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DS자산운용은 △자본금 80억원 이상 △운용사 경력 3년 이상 △펀드 수탁액 3000억원 이상 등 인가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터진 2019년 이후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됐지만 빅3는 몸집을 두 배 이상 불렸다. 운용 경력과 신뢰를 쌓은 회사로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1위 타임폴리오는 2019년 7월 1조5704억원이었던 운용자산이 3조966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DS자산운용과 VIP자산운용도 운용자산이 각각 1조8727억원, 2조6944억원으로 3년 전에 비해 70~80% 증가했다.

이들 운용사는 기업 규모, 설립 시기, 실적이 비슷하지만 투자 스타일과 경영 방식은 전혀 다르다. 타임폴리오는 롱쇼트 전략을 중심으로 하는 멀티전략펀드, DS자산운용은 비상장 주식, VIP자산운용은 가치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모두 서울대 출신이 설립했다. 오너들의 스타일은 정반대다. 황성환 타임폴리오 대표는 대학생 시절 주식투자 대회를 휩쓴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 경영과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업계 최고 연봉과 인센티브를 내세워 뛰어난 펀드매니저를 끌어온 뒤 경쟁시키는 방식으로 성과를 낸다.

○타임 공모펀드 1조원 돌파

2019년 9월 출시한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타임폴리오위드타임은 연평균 15%가 넘는 수익을 내며 90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로 성장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타임폴리오는 철저한 도제식 교육을 통해 펀드매니저들의 운용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DS자산운용은 ‘은둔의 고수’로 불리는 장덕수 회장의 존재감이 큰 회사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85학번인 장 회장은 개인 자산이 5000억~1조원에 달하지만 아직도 기업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현역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언론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VIP자산운용은 서울대 투자동아리 스믹(SMIC) 출신 최준철·김민국 대표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지금도 각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두 대표 모두 각자 대표펀드에서 180%대의 수익률을 올렸다.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저평가 종목을 발굴한다.

이들 빅3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와 퇴직연금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액티브 ETF와 퇴직연금은 증권가에서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공모 인가 1호인 타임폴리오는 액티브 ETF 6종을 포함한 공모펀드 규모가 1조원이 넘는다.

VIP자산운용은 퇴직연금에 집중할 계획이다. 가치투자 스타일이 장기 수익을 내다보는 퇴직연금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하반기 퇴직연금용 공모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DS자산운용은 타임폴리오의 성공을 벤치마크 삼아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의명/이슬기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