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전류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 기술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10㎚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 TSMC를 앞설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에서 세계 최초로 3㎚ 공정 반도체 양산에 들어갔다고 30일 발표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는 현재 4㎚ 공정 반도체까지 생산하고 있다. 3㎚ 공정 라인을 짓고는 있지만 양산 시기는 불확실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세공정 반도체 시장에서 TSMC를 제칠 기회를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성능은 좋아지고 전력 소모량은 줄어든다. 고성능 반도체를 원하는 고객들의 주문이 몰릴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49.5%로 1위다. 삼성전자(16.3%)의 세 배 이상이다. 이 격차는 올해 1분기 더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TSMC가 3㎚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GAA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 반도체와는 성능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공정보다 전력은 45% 절감되고, 성능은 25%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박신영/정지은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