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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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체투자 자산이 안정적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출렁이는 증시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탄소배출권이나 인프라, 하락장에서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는 금 등이 대표적이다. 대체투자 자산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탄소배출권 ETF, 하락장 역주행

탄소배출권·인프라·금…증시 변동성 커지자 대체투자 '각광'
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ETF는 올 들어(1월 3일~5월 30일) 하락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역주행했다. 증시 하락세에도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테마 ETF였다.

탄소배출권 ETF는 크게 글로벌 시장과 유럽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나뉜다.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시장에 투자하는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는 같은 기간 4.62% 올랐다.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는 4.21% 상승했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선물시장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와 ‘SOL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도 각각 2.2%, 1.8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0.68% 하락했고, S&P지수는 13.31% 떨어졌다.

투자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순자산액 규모가 가장 큰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의 경우 올초 762억원이던 설정액이 1003억원으로 늘어났다. SOL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 순자산액도 427억원에서 482억원으로 증가했다.

유럽 국가들이 탄소배출권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최근 미국까지 탄소배출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팀장은 “탄소중립 기술이 자리잡을 2050년까지 탄소배출권 시장이 활성화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20~30년간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인프라, 금 투자에도 자금 몰려

건물, 도로, 다리 등에 투자하는 인프라 투자도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 증시 하락세 속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다는 강점이 부각되면서다. 국내 인프라 및 리츠 투자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는 올 들어 7% 뛰었다. 올초 1226억원이던 순자산액은 2791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인프라 투자의 경우 배당액이 많은 인컴형 자산이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배당률은 작년 기준 5%대였다.

인프라 투자에 채권 투자를 더한 조금 더 안정성을 추구한 변형 상품도 있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채권TR KIS’는 인프라 투자(70%)에 중장기 채권 투자(30%)를 더한 상품이다. 이 ETF의 수익률은 올 들어 3.8%에 달한다. 장승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인프라 분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헤지용 자산인 금 가격도 연일 상승세다. 금은 주식시장 불황 때 가격이 오르는 전통적인 자산 ‘회피처’로 꼽힌다. 금 관련 ETF는 ‘KINDEX KRX금현물’이 현재 국내 시장에 상장돼 있다. 기존 금 선물 투자와 달리 선물계약을 연장할 때 발생하는 롤오버 비용이 없다는 장점 등으로 투자 금액이 늘어나고 있다. 올초 순자산액은 100억원이었지만, 최근 346억원으로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ETF 가격도 연초 대비 5.27% 상승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