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관련 테마에 수년째 요동치는 증시
최근 일동제약 주가 '롤러코스터'

"다른 R&D 성과도 기대"
"고점 물린 테마주, 가치주 안 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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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47,700 +2.36%)의 주가 급등락이 반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경구용(먹는 알약)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때문입니다. 앞서 출시된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이 후보물질이 조만간 일본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을 것이란 기대도 부풀고 있습니다.

일동제약·시오노기제약의 코로나19 신약 개발 성공이 모든 일동제약 주주들의 투자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보통 신약 개발 과정에서 기대감이 집중되면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지만, 정작 신약 개발에 성공하고 나면 시장의 수익성 평가가 이뤄지며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나오곤 합니다.

또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터진 뒤 국내에서도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이 치료제·백신 개발에 나섰지만,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만 남겼습니다. 이미 일동제약의 주가도 고점 대비 크게 빠진 상태입니다.
고점서 40% 빠지는 동안…개인이 386억원 어치 담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일동제약은 4100원(9.84%) 오른 4만57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오노기제약과 함께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 후보 S-217622의 일본 조건부 허가를 막고 있던 법률의 개정안이 참의원에서 의결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았지만, 지난달 4일의 종가 기준 고점 7만5500원 대비로는 39.40%가 하락한 수준입니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인 작년 10월 종가 1만4050원과 비교하면 지난 13일의 종가는 225.62% 상승한 수준입니다.
테시로기 이사오 시오노기 제약 대표(왼쪽)와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오른쪽)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는 협약을 화상회의 방식으로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일동제약

테시로기 이사오 시오노기 제약 대표(왼쪽)와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오른쪽)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는 협약을 화상회의 방식으로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일동제약

일동제약그룹의 지주사인 일동홀딩스(42,300 -2.76%)도 올해 3월 말부터 크게 움직였습니다. 지난 3월24일에는 1만2600원이던 주가가 한 달만에 5만1900원(4월25일)으로 311.9%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5월13일에는 4만6900원으로 고점 대비 9.63% 빠졌습니다.

고점에서 조정받는 동안 개인들은 주식을 대거 사들였습니다. 4월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개인은 일동제약 주식을 386억4200원 어치 순매수했습니다. 평균 매수가는 5만5980원으로 지난 13일 종가와 비교하면 18.27%의 손실을 떠안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도 일동제약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매수 규모는 각각 3억3500만원과 19억400만원에 그칩니다.

증권·보험·연기금 등 금융기관을 제외한 일반법인의 매매가 집계되는 ‘기타법인’이 419억4500만원 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앞선 테마주들 현재 주가, 고점 대비 최대 85%↓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크게 하락한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 다른 용도로 처방되고 있는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제로도 사용하겠다며 개발에 나선 ‘약물 재창출’ 방식이 가장 많았죠.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건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일 겁니다. 아직 코로나19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는 중이지만, 이미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든 탓에 신풍제약의 주가는 고점인 19만8000원(2020년 9월20일) 대비 85.93% 하락한 2만7850원로 지난 13일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외 △혈장 치료제를 개발하던 녹십자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클레부딘)’의 약물 재창출에 나선 부광약품 △러시아 제약사가 코로나19 대상 임상 3상을 진행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라도티닙)’의 원개발사 일양약품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나파모스타트)’로 약물 재창출을 시도한 종근당 △췌장염 치료 성분 카모스타트를 코로나19 치료제용으로 다시 개발해 임상 시험에 나섰던 대웅제약 등도 주가가 급등했다가 크게 빠진 상태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종가를 각 회사의 종가 기준 고점과 비교하면 녹십자는 작년 1월26일의 50만5000원 대비 63.96%가, 부광약품은 2020년 7월23일의 3만7968원 대비 71.69%가, 일양약품은 2020년 7월21일의 9만7600원 대비 75.92%가, 종근당은 2020년 12월21일의 23만7655원 대비 61.33%가, 대웅제약은 2020년 12월21일의 27만5500원 대비 38.84%가 각각 하락했습니다.

이 기업들은 현재 개발을 멈췄거나 임상시험 규모를 줄이는 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동제약 “5월말 일본서 조건부허가 기대”
일동제약은 앞서 코로나19 치료제로의 개발이 추진되다가 유야무야된 후보물질들과 S-217622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합니다. 이미 경구용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같은 메커니즘을 가진 데다, 이달 말께는 일본에서의 조건부 허가도 기대된다는 겁니다.

실제 시오노기제약은 지난 2월25일 일본 의약품당국(PMDA)에 S-217622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부터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지 두달 넘게 지났지만 허가가 막혀 있던 건 해외에서 사용된 약에 대해서만 조건부 허가를 내주도록 하는 일본의 법 때문입니다. 이에 일본에서는 유효성이 추정되는 신약의 사용을 승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고, 중의원 통과에 이어 지난 13일 참의원에서도 의결됐습니다.

일본에서 S-217622의 조건부 허가가 이뤄지면 국내 허가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만약 S-217622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는 데 성공한다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대비 복용 편의성이 나아 국내에서 상당한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발 순항 중인데 주가 못 오르는 이유는…
S-217622의 개발이 순항 중인데, 정작 일동제약의 주가는 강하게 반등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에도 장중에는 5만300원(직전 거래일 대비 20.77% 상승)까지 올랐다가 상승분을 절반 넘게 토해냈습니다.

시장이 신약 개발 이후 수익성에 대해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동제약의 지난 1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2263억원으로, 작년 10월 종가 기준 시가총액 3766억원 대비 8497억원(225.62%) 많은 수준입니다. 그간의 주가 상승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만 의존한 것으로 가정 하에 지난 13일 종가를 정당화하려면 일동제약이 S-217622을 허가받아 기존에 하던 사업의 2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야 하는 걸로 계산되는군요.
서울 시내 한 약국에 공급된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팔스로비드'. /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약국에 공급된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팔스로비드'. /사진=뉴스1

상당수 신약 개발에 성공한 회사들이 이런 계산에 따른 주가 하락을 겪습니다.

여기에 S-217622은 이미 시판되고 있는 팍스로비드나 MSD의 몰누피라비르와도 경쟁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편의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미 코로나19의 풍토병화(엔데믹)가 진행되며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나라가 많아졌잖아요. 올 가을 다시 코로나19가 유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긴 하지만, 경구 치료제 시장이 획기적으로 커지긴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일동제약 측은 이런 지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2019년부터 신약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기에 조만간 다른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과도 기대되며, 이런 부분도 현재 주가에 반영돼 있을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말합니다. 현재 주가 수준이 S-217622 개발 기대감에 의한 오버슈팅(이슈로 인한 과도한 주가 변동)이 아니라는 겁니다.

반면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일부 투자자의 경우 테마주 투자를 하다가 손실을 떠안게 되면, 갑자기 그 기업의의 내재가치를 평가하는 가치투자자로 돌변한다”며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합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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